미국의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는 해마다 자사의 온라인 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를 살펴본다. 사람들이 사전을 찾아보는 이유는 꼭 그 단어의 의미를 몰라서는 아닐 것이다. 사전에 등재된 단어의 정의가 때로는 어떤 현상을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2020년 초에는 ‘세상의 종말(apocalypse)’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이 급증했다. ‘재난(calamity)’, ‘악성 전염병(pestilence)’, ‘한 곳에 머물다(hunker down)’, ‘초현실적인(surreal)’이라는 단어도 그랬다.
지난여름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이 일어난 후부터는 ‘인종 차별(racism)’의 검색 횟수가 급증했다. ‘파시즘(fascism)’, ‘공감(empathy)’, ‘예산 삭감(defund)’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9월에는 ‘정신 건강(mental health)’의 검색 횟수가 급증했다. 그 무렵 미국 서부는 산불에 휩싸여 있었고 유독성 연기가 바람을 타고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갔다. 어느 날 아침에는 짙은 연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만 주변 하늘을 짙은 주황빛으로 물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