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지하 세계
글 : 마르코 시미치 사진 : 페테르 게데이
슬로베니아의 카르스트 지역에서 두 개의 동굴이 그 절경을 최초로 담아낸 사진 속에서 아름답게 반짝인다. 두 동굴의 발견 과정을 되짚어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슬로베니아 남부 지방에는 한때 ‘므르즐라 야마(차가운 동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동굴의 입구가 도로 근처에 있다. 오늘날 이 동굴은 류블랴니차강 유역에 있는 857m 높이의 산 정상에 세워진 세인트 크리쥬(십자가) 순례 교회의 이름을 따 ‘크리쥬나 동굴’로 불린다. 류블랴니차강 유역의 물은 카르스트 지형을 관통해 흘러 나가면서 지하에 매혹적인 대형 싱크홀과 동굴, 통로를 형성한다.이 동굴에는 수천 년간 인간이 다녀간 흔적이 남아 있다. 입구 근처에서 발견된 토기 조각은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졌고 동굴 벽에 남겨진 이름은 1557년에 새겨졌다. 크리쥬나 동굴에 관한 첫 기록은 1832년 이곳을 방문한 영국인 존 제임스 토빈에 의해 작성됐다. 1838년에는 삼림학자 요제프 죄레르가 처음으로 이 동굴에 대한 묘사와 스케치를 남겼다.
이 동굴에 대한 탐사 작업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는 지질학자 페르디난트 폰 호흐슈테터가 동굴곰 약 100마리의 뼈 4600점을 발굴한 이후인 1878년의 일이다. 이듬해 진행된 그의 두 번째 발굴 작업에서는 고고학자 요세프 솜바티가 이 동굴의 상세한 지도를 최초로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