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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잃어버린 길

글 : 제이슨 모틀라 사진 : 발라즈 가르디

주요 간선 도로의 흔적을 따라 3300km를 이동하다보면 과거로 역행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피폐한 모습이 드러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우리는 카불의 아침 교통 정체에서 마침내 벗어났다. 내 휴대전화의 지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장 비싸고 중요한 도로인 1번 국도를 타고 500km 떨어진 칸다하르까지 아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파르야브주의 주도 마이마나에 있는 한 가축 시장으로 소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고 있다. 수년간 가뭄이 지속되면서 목초지가 메마르자 주로 농업에 의존하는 아프가니스탄인들의 생계가 위기에 처했다.
미국은 수도 카불과 제2의 도시를 잇는 구간에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놓는 데 수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두 지역 간의 이동을 가속화하고 교역을 활성화하기 위해서였다. 이 국도는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2200km에 걸쳐 순환하는 도로망이다. 그러나 칸다하르에서 저녁 약속을 잡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잔뜩 실은 짐 위에 플라스틱 물통들까지 쌓여 있는 트럭 한 대가 아프가니스탄 서부에 있는 파라주의 외딴 지역을 지나가고 있다. 트럭 기사들에 따르면 급료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부패가 만연했던 지난 정권하에서는 경찰들이 화물 운송을 허가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했다. 그들은 현 탈레반 정부가 그런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냉전 관계에 있던 소련과 미국은 카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이 간선 도로를 처음 건설했다. 이 도로는 수십 년간 지속된 전쟁과 관리 소홀로 인해 훼손되고 말았다. 2001년에는 포장도로로 남아 있는 구간이 겨우 50km에 불과했다. 2003년에 카불에서 칸다하르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보수돼 다시 개통됐다. “우리는 지금 말 그대로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로 가는 길에 서 있습니다…번영의 미래이자 평화의 미래죠.” 그 당시 미국 특사였던 잘메이 칼릴자드는 이렇게 선언했다. 19년이 지난 지금 엉망이 된 이 도로는 폭력이 횡행하고 부패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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