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라슨
글 : 에리카 라슨 사진 : 에리카 라슨 외 16명
그녀는 문화와 사람 그리고 자연의 유대 관계에 대해 탐구한다. 이번 탐구 대상은 바로 온순한 바다의 생존자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우리는 지나의 집 앞 방파제에 앉아 어떤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했다. 그러면 얼마 안 있어 녀석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매너티들이 온천수가 유입되는 플로리다만의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공기를 들이마시러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힘차게 내뿜는 소리였다. 나는 녀석들의 숨소리를 “고대의 소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유순한 해양 포유류의 조상이 약 5000만 년 전 육상에서 풀을 뜯던 포유류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매너티의 서식지에서는 개체군의 상당수가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작가이자 사진작가인 지나 스테펜스와 나는 2019년에 <내셔널지오그래픽> 멘토십 프로그램에서 팀을 이뤘으며 그전에도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상의한 적이 있었다. 지나는 세계 속 매너티의 수도라고 알려진 플로리다주 크리스털리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증조모가 소유했던 그녀의 집은 매너티 보호수역을 마주하고 있는 땅에 세워져 있었다. 그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그 집에서 몇 주간 머물기로 결정했다. 나도 그곳을 방문해 그녀와 함께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2021년에 수질이 악화되자 플로리다주의 대서양 연안에서 매너티의 주식인 해초가 대부분 전멸했다. 매너티에게는 유난히 참혹한 한 해였던 이 기간 동안 무려 1000여 마리의 매너티가 폐사했다. 같은 해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매너티와 더불어 플로리다주의 취약한 생태계에서 녀석들이 담당하는 핵심적인 역할 그리고 매너티가 멸종위기에 처했거나 번성하고 있는 장소들에 대해 취재하겠다는 우리의 요청을 승인했다.
우리는 크리스털리버를 연구 기지로 정했다. 나는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설 때마다 주변 수역에서 보글거리는 기포를 보곤 했다. 고대의 소리를 또다시 듣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