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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부활을 꿈꾸다

글 : 파울라 라몬 사진 : 루이자 도어

볼리비아의 스케이트보더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알리기 위해 전통 의상을 되살리고 있다.

다채로운 색의 폴레라는 볼리비아의 시골 지역에서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한다.

원주민 부족 아이마라족과 케추아족 여성들이 입는 이 풍성한 전통 치마의 역사는 복잡하다. 16세기 스페인 정복기에 도입된 폴레라는 스페인식 복식을 드러내기 위해 식민지 통치자들이 강제로 입게 했다.

결국 이 치마는 안데스 지역 의상의 일부로 채택됐으며 주로 산악 지방에 거주하는 원주민 여성들인 ‘촐리타’와 관련돼 있다. 폴레라는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억압을 받았던 볼리비아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현재 볼리비아에서는 여성 운동선수로 구성된 한 단체가 폴레라 의상을 도시로 들여와 스케이드보드 시범 공연을 하는 동안 이 치마를 입는다. 이 단체의 목적은 촐리타의 전통을 기리고 조상들의 의복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폴레라를 입는 것이 그릇되지 않다는 점과 이 치마가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기를 원해요. 외려 자부심을 느껴야 하죠.” 스케이트보드 공연단 ‘이미야스케이트’를 공동으로 창단한 다니엘라 산티바녜스(26)는 말한다. 이 공연단은 치마를 공연의 핵심 요소로 삼았다.
 
여성 공연단인 이미야스케이트의 단원들이 코차밤바 근처에 있는 경사대에서 동작들을 연습하고 있다. ‘이미야’라는 단어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원주민 언어 아이마라어와 케추아어로 ‘젊은 여성’을 뜻한다. 폴레라로 알려진 이들의 치마는 원주민 조상과의 유대 관계를 세상에 드러낸다.
조상들이 치마에 무늬가 있는 블라우스와 현지의 장신구 및 모자를 조합해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부여했듯이 이 스케이트보드 선수들도 폴레라를 일부 수정해 입는다.

“폴레라는 내게 아주 소중해요. 나는 자부심을 갖고 이 치마를 입어요.” 2019년에 코차밤바에서 설립된 이 스케이트보드 공연단의 또 다른 일원인 데이시 타쿠리 로페스(28)는 말한다.

타쿠리는 폴레라를 문화적 표현일 뿐만 아니라 자율권의 한 형태로 본다. 볼리비아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원주민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볼리비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원주민 혈통이다.

타쿠리와 이미야스케이트의 동료 단원들은 원주민 조상을 뒀다. 이들의 친척들 중 일부는 여전히 폴레라를 입는다.

“폴레라는 내 어머니와 이모들의 옷이고 내가 볼 때 그들은 강인한 여성들이에요. 폴레라를 입은 여성은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봐요.” 타쿠리는 말한다.

타쿠리는 여러 겹으로 된 무거운 치마를 입고 스케이트보드에 올라 복잡한 기술들을 수행하는 일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고 시인한다. 그러나 이 일은 독특하다.

이미야스케이트를 창단한 사람 중 한 명인 산티바녜스는 어릴 때 오빠에게서 스케이트보드 타는 법을 배웠다. 그 당시에는 “스케이트보드 타는 소녀들을 보는 것이 드문 일”이었다.

스케이트보드는 볼리비아에서 약 20년 동안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나 산티바녜스는 10대 때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그만뒀다. 당시 코차밤바에는 이 운동의 본보기가 될 만한 여성이 없기도 했거니와 보드를 타다가 넘어져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엄마의 잔소리를 듣는 데 지쳤기 때문이다. 그녀는 나중에 스케이트보드를 다시 타기 시작했다. 그 무렵 그녀는 이 운동에 열정을 지닌 여성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야스케이트라는 이름에는 포부가 담겨 있다. 이미야는 볼리비아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두 가지 원주민 언어인 아이마라어와 케추아어로 ‘젊은 여성’을 뜻한다.

이미야스케이트 단원은 지난 3년 사이에 아홉 명으로 늘었다. 활동 단원이 된다는 것은 매주 연습을 하고 다양성과 전통을 서로 존중한다는 뜻이다.
 
루시아 로스메리 틴타 키스페가 코차밤바 외곽에 있는 자택에서 자신의 딸 호셀린 브렌다 마마니 틴타가 귀걸이를 착용하는 것을 돕고 있다. 브렌다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면 “나 자신의 한계를 깰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유능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의복은 그녀가 어디 출신인지를 나타낸다.
공연단은 코차밤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를 통해 볼리비아를 훨씬 넘어서까지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미야스케이트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각각 2만 4000여 명과 8000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튜브 채널의 일부 동영상은 조회수가 수천 회에 이른다. 또한 틱톡에서도 약 4500명의 팔로워를 자랑하고 있다.

산티바녜스는 단원들이 공연할 때만 폴레라를 입는다고 귀띔한다. “우리는 시위운동의 한 형태로 공연을 합니다. 사람들에게 포용해달라고 아우성치는 거죠.”

스케이트보드는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준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스케이트보드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이뤘어요. 우리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그 이점을 활용했죠.”

타쿠리에 따르면 단원들은 이미야스케이트 덕분에 자신들의 뿌리를 받아들였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와 정체성을 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옷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새로운 세대들을 격려하기로 한 거죠.” 타쿠리는 말한다.
 
이미야스케이트 단원 아홉 명 중 한 명인 벨렌 파하르도 페르난데스가 코차밤바에 있는 라칸차 시장에 들러 모자를 써보고 있다. 그녀는 원주민 여성들이 쓰는 이 전통 모자가 “폴레라를 입은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장신구라면서 이를 통해 우아함이 더해져 결과적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스케이트보드 선수들이 자신들의 시골 전통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을 보여주고자 폴레라를 입기로 결정한 후에 이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바로 정교한 치마 자체에 더 익숙해지는 일이었다.

젊은 여성들은 어디에서 폴레라를 찾아야 할지 몰라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후 이들은 함께 착용할 모자와 땋은 머리에 드리울 리본을 파는 상점들을 찾아 시내를 물색해 다녔다. 이들은 코차밤바에 있는 식재료 및 헌 옷을 파는 시장 메르카도 데푸나타에 들렀다. “우리가 그런 옷들을 사려고 하자 모든 사람이 놀라더라고요. 우리는 도시 출신의 젊은 여성들이었으니까요.” 산티바녜스는 말한다.

“전통 의상을 입음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와 이모, 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설명하려고 노력하죠.” 타쿠리가 덧붙인다. 그녀에 따르면 2006년에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폴레라에 붙은 오명이 어느 정도 벗겨졌다. 유권자들은 볼리비아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인 모랄레스가 집권하는 동안 36개의 원주민 언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자국의 원주민들에게 토지의 공동 소유권과 같은 권리들을 부여하는 새로운 헌법을 비준했다. 14년 가까이 집권한 모랄레스는 자신의 통치 기간을 연장하려 했으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 한다는 비난과 항의를 받으며 2019년에 하야했다.
 
엘리노어 부이트라고 멘데스(25)가 원주민 전통 의상을 입고 꽃에 둘러싸인 채 물에 떠 있다. 볼리비아에서 이 의상을 입기 시작한 것은 16세기 스페인 정복기부터다.
타쿠리는 원주민들의 문화가 더 많은 인정을 받도록 공연단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여러 행사와 전시회에서 폴레라를 입어요. 여성들의 권한이 점차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인 일이죠.” 그녀는 말한다.

현재 이 젊은 여성 스케이트보더들은 자신들이 사는 도시에서 변화를 목격한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여자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죠.” 타쿠리는 말한다. “우리는 이미야스케이트 공연단을 통해 연결망을 만들었어요. 이제 여자아이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모습은 그리 희귀한 광경이 아니죠.”

공연 단원 일곱 명은 짧은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볼리비아 내륙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들은 유튜브에 올린 6분짜리 홍보 영상에서 산업 지구와 시골 지역, 공원 및 그 밖의 장소에서 다채로운 치마 차림으로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우리의 목표는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홍보하고 장려하는 거예요. 뿐만 아니라 이 운동을 확대시키고 새로운 연습 공간들을 마련하는 겁니다. 거기에 더해 한 가지 메시지도 전하고 싶어요. 우리의 뿌리를 잊지 말자는 거죠.” 타쿠리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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