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계절의 시계
글 : 크레이그 웰치 사진 : 엘리엇 로스
과학자들은 새와 벌을 통해 자연의 시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고 있으며 그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마멋 ‘앵커’는 방금 낯선 이가 면봉으로 자신의 뺨을 쓱 문질렀는데도 놀랍도록 침착했다. 미국 콜로라도주 중서부의 어느 저녁, 11개월 된 이 수컷 황색복부마멋은 금속으로 된 포획 틀 안으로 막 들어간 터였다. 과학자 두 명이 녀석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녀석의 DNA를 채취했다.이 고산 초원의 과학자들은 1962년부터 마멋의 군거 생활을 조사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구원들은 이외에도 갈수록 따뜻해지는 지구가 자연의 시계를 어떻게 교란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혹여 이 현상이 마멋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추적하고 있다.
해마다 봄이면 마멋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녀석들은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으며 여름 동안 먹이를 양껏 섭취해 몸집을 불린 뒤 다시 동면에 들어간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코너 필슨은 앵커가 커다란 앞니로 자신의 손가락을 물지 못하도록 원뿔 모양의 짙은 가방 속에 녀석을 넣어 들고 있었다. UCLA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필슨의 동료 매켄지 스커카가 네모난 발포 고무 조각으로 마멋의 입안을 긁어 세포 시료를 채취한 다음 캘리퍼를 이용해 녀석의 조그만 발 하나를 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