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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일군 세계

글 : 폴 살로펙 사진 : 저우나, 질 사브리에

걸어서 지구를 누비는 여정에 나선 본 협회의 탐험가가 1만 9000km를 넘게 걸은 지금 중국에서 거대 도시와 아이폰 제조 공장들이 등장하기 이전의 삶을 목도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난 10년간 걸어서 지구를 가로질러온 나는 가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 “걸어다녀보니 우리 시대의 큰 쟁점들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도보 여행을 통해 세상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나요?” 주로 아이들이 던지곤 하는 더 단순한 질문도 있다. “놀랄 만한 일이 있었어요?”

어떤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있다. 나는 1만 9000km가 넘는 지구촌의 소로들을 따라 2500만 보를 걷는 동안 메트로놈 같은 꾸준한 템포로 그 답변들에 대해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살로펙이 장구한 시간의 간극을 바라보고 있다. 바로 3780m 깊이의 중국판 그랜드캐니언인 후타오샤다. ‘호랑이가 뛰어 건너는 협곡(호도협)’이라는 뜻을 지닌 후타오샤의 험준한 지형은 중국 내의 급속한 개발 열풍이 윈난성의 히말라야산맥 지역에 불어닥치지 않도록 완충 지대 역할을 했다.
ZHOU NA
예컨대 시속 5km라는 익숙한 걸음 속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생태계를 바꿔놓았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단순히 양심의 가책이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집단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말이다. 걸어서 지나쳐온 모든 문화권에서 직접 목격한 가장 지독한 불의는? 이는 답하기 쉬운 질문이다. 남성이 여성의 잠재력을 멋대로 그리고 잔인하게 제한한 경우였다. 항상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아침에 가장 먼저 일어나 등골 빠지게 일해야 하는 사람들, 쉴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누구던가? 한편 기후변화는 카자흐스탄의 연로한 여성 농민부터 총을 든 쿠르드족 게릴라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걱정거리다.

하지만 석기 시대에 아프리카를 떠나 널리 퍼져 나간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걸어서 에덴 밖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나는 예기치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가슴 아픈 또 다른 양상을 목격했다. 인류가 힘들여 만들고 수천 년간 지속돼온 풍경들이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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