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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하늘 사이의 위험천만한 길

글 : 조르지 고구아 사진 : 페르난도 하비에르 우르키호 외 1명

조지아 캅카스산맥의 양치기들은 해마다 철이 되면 오랜 전통에 따라 양떼를 목초지로 힘겹게 몰며 시간 여행을 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침 6시쯤 질퍽한 길 한가운데에 설치해놓은 천막 안에서 자고 있는데 양치기 조르지 카르사마울리(29)가 초조한 목소리로 나를 깨웠다. “빨리 일어나요. 가야 해요!” 펄럭이는 천막 사이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줄기가 길바닥을 때리는 소리와 함께 찬 공기가 밀려들어왔다. 카르사마울리가 키우는 850마리의 양은 어디에 있는지 통 안 보였다.

그는 활발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평소의 쾌활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심각하다 못해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천막의 지퍼를 채울 정신도 없이 자신의 낡은 픽업트럭을 향해 부랴부랴 뛰어갔다. 나도 천막에서 나왔다. 밖에 나온 지 몇 분 만에 외투가 비에 흠뻑 젖었다. 멀리서 양치기들이 휘파람을 불며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로비존 카르사마울리(왼쪽에서 두 번째)와 조르지 카르사마울리(왼쪽에서 세 번째), 일리아 바실라슈빌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포함한 양치기들이 자신들의 오두막 중 한 곳에서 방문객들을 위한 잔치를 열고 있다. 환대와 음식, 건배는 조지아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NIKOLOZ MCHEDLIDZE
때는 2019년 5월. 정신을 쏙 빼놓은 이날 아침, 이 양치기들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의 취재진과 함께 시라키 계곡에 있는 겨울 목초지에서 투셰티까지 250km에 이르는 이주 여정의 마지막 구간을 통과하기로 돼 있었다. 조지아 북동부의 외딴 곳에 자리한 투셰티는 산봉우리들로 이뤄진 정취가 넘치는 곳이다. 그런데 날씨 탓에 일정이 다 어그러지고 말았다. 양치기들은 시대를 초월한 전통에 따라 여름 목초지에 도달하기 위한 능선을 넘는 마지막 걸음에 박차를 가하는 대신 밤사이 얼어 죽은 양들을 여기저기 남겨둔 채 더 낮은 곳의 안전한 경사지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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