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나비의 경이로운 비행
글 : 미셸 니후이스 사진 : 하이메 로호
해마다 이 상징적인 나비는 지구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동시에 위험하기 짝이 없는 여정을 감행한다. 이제 과학자와 시민들이 제왕나비를 보존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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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고 청명한 10월의 어느 날,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텍사스힐 컨트리에서 앙드레 그린 2세가 제왕나비의 털을 조심스럽게 깎고 있다. 그는 급조한 실험대 위로 허리를 숙인 채 엄지와 검지로 나비의 화려한 날개를 집더니 녀석의 가슴을 따라 사포를 문질러 미세한 털 몇 가닥을 제거한다.그린과 그의 동료 연구원들은 이 일대에서 흔한 개인 소유의 사냥용 오두막 한 채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과 교수이자 본 협회의 탐험가인 그린의 유일한 관심사는 이날 오전에 직접 채집한 35마리가량의 제왕나비다. 그린은 나비의 날개 사이에 에폭시 수지를 살짝 바른 다음 특수 제작한 감지기를 부착한다. 초소형 태양광 전지판으로 여러 장 쌓아 올린 컴퓨터 칩을 구동시키는 이 감지기는 전체 중량이 쌀 세 알에도 못 미친다.
그린과 그의 동료들은 이 나비가 속한 무리가 남쪽으로 약 1300km 떨어진 멕시코 중부의 산악 지대까지 이 감지기들을 운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몇 주 뒤 연구진은 이 제왕나비 무리를 따라 멕시코로 이동해 감지기의 안테나에서 송출되는 신호를 탐지할 계획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이 나비들 중 한 마리 이상을 다시 포획할 수만 있다면 그때까지 감지기가 수집한 일조량 및 기온 관련 자료를 이용해 각 녀석의 이동 경로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