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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아래 감춰진 무덤의 비밀

글 : 피터 그윈 사진 : 파올로 베르초네, 레베카 헤일

한 공룡 연구원이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석기 시대 무덤을 우연히 발견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계속해서 그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한 무리의 과학자들이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작은 모래 언덕에 서서 최근 발굴된 무덤을 바라보고 있다. 유골 세 구가 옆으로 누워 있었다. 마치 성긴 모래 속에서 잠들었다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고베로 원정의 마지막 날, 땅거미가 내리기 직전의 일이었다. 고베로는 니제르의 테네레 사막에 있다. 흔히 사막 속의 사막이라고도 불리는 테네레 사막은 사실상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곳으로 ‘에르그’라는 광활한 유동 사구 지형에 둘러싸여 있다. 기온은 50°C를 넘기기 일쑤이며 눈을 못 뜰 정도의 모래 폭풍이 예고 없이 불어닥칠 수 있다. 니제르 당국은 방문객들이 노상강도를 당하지 않도록 군인들이 동행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황량한 풍경 속에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편에 속하는 고고학 유적지가 자리해 있다. 바로 약 1만 년 된 무덤이다.
 
니제르의 외딴 지역인 고베로에서 발굴된 머리뼈들은 사하라 사막이 녹지였던 시대의 것이다.
그날 아침, 해나 무츠라는 대학생이 작은 나무 꼬챙이와 솔을 사용해 땅에서 정수리 부분만 살짝 드러난 머리뼈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무츠는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안와와 턱을 드러낸 다음 목을 따라 내려가 어깨를 찾아낸 후 팔을 따라 손가락뼈 다발까지 발견했다. 그러나 그녀의 작업은 거기서 멈췄다. 한 구의 유골이라기에는 손가락뼈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원정대장 폴 세레노(66)가 무츠의 작업에 합류했고 곧 두 사람은 뼈를 더 찾아냈다. 훨씬 많은 뼈가 나왔다.

근처에서 작업하던 니제르 출신의 고고학자 우마루 이데가 와서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오후 내내 피부가 햇볕에 그을리고 옷은 소금기로 얼룩진 다른 대원들도 모래 언덕으로 몰려들었다. 심지어 소총을 든 몇몇 군인도 무슨 일인지 보러 왔다. 마침내 해가 서서히 지고 사막의 공기가 서늘해지자 놀라운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한 유골은 골반뼈로 봐 여성이었다. 그 여성의 앞에는 두 아이가 있었다. 치아의 발달 상태로 미뤄 다섯 살과 일곱 살 정도로 추정됐다. 다섯 살배기 아이는 한 팔로 일곱 살배기 아이의 목 주변을 감싼 채 바짝 붙어 있었다. 여성은 오른팔을 구부려 큰아이의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여성이 뻗은 왼팔은 다섯 살배기 아이의 왼손에 닿아 손가락뼈들이 뒤섞인 상태였다.

“세 사람이 서로 손을 잡고 있어요.”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이 모습은 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엄마와 아이들일까? 다정하게 안고 있는 이들을 대체 누가 묻었을까? 세 사람은 어떻게 죽었을까? 딱 이런 모습이 나오려면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사망하고 사후 강직이 오기 전에 이 자세를 취하고 있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을까, 아니면 일종의 희생 제의였을까? 사인은 알 길이 없었다. 치아와 뼈를 통해 봤을 때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고 외상의 흔적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분석할 연조직이 없었기 때문에 외관상 건강해 보이는 세 사람이 어떻게 동시에 죽었는지 설명하기는 불가능했다.
 
[껴안고 있는 세 사람] 고베로에서 발견된 불가사의한 무덤 중 하나는 서로 껴안고 있는 한 여성과 두 아이가 묻힌 곳이다.
아이들은 치아 상태로 미뤄 각각 다섯 살과 일곱 살로 추정된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화살촉 네 개는 이들과 함께 묻힌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사인은 불분명하다.
뼈와 치아로 미뤄 이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고 폭력의 흔적도 전혀 없었다.
“익사했는지도 모르죠.” 세레노는 말했다.

나도 2006년에 본지의 취재차 그 모래 언덕에 있었다. 거의 20년이 지나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나는 지금도 그때 그 장면의 수수께끼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그 일은 이후 그곳에서 나타난 많은 수수께끼 중 한 사례일 뿐이다. 고베로는 과학적으로 수수께끼 같은 장소다. 세레노와 이데 같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단서를 찾아내고 잃어버린 세계의 생생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2022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가 해제된 직후 세레노가 고베로를 다시 방문하자고 연락했을 때 나는 그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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