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장비를 이용해 지구상에서 가장 베일에 싸여 있는 서식지인 심해의 신비를 밝히려는 탐사대를 따라가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6월의 어느 포근한 아침, 87m 길이의 민간 연구선 한 척이 아조레스제도의 푸르른 해안 암벽을 떠나 항해에 나섰다. 포르투갈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1600km 떨어진 아조레스제도는 북대서양에 솟아 있는 섬들의 무리다. 하얗게 빛나는 오션익스플로러호의 선수에는 선상 헬기장이 설치돼 있고 선미 부근에는 노란색 잠수정 두 대가 놓여 있었다. 수면 아래로는 수중 지형을 측정하는 고해상도 음파 탐지기가 선체에 장착돼 있었다.

오션익스플로러호는 특수한 임무를 띠고 출항했다. 바로 뭉툭코여섯줄아가미상어의 자연 서식지에서 녀석들에게 추적기를 부착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임무였다. 이 상어는 심해에서 살아가는 탓에 습성의 상당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약 2억 년 전에 등장한 이 선사 시대의 포식 동물은 몸길이가 최대 5.5m까지 자란다. 녀석은 수심이 900m가 넘어 빛이 거의 닿지 않는 저온 해역인 약광층에 숨어 산다. 그렇지만 매일 저녁이면 세 시간에 걸쳐 수심이 얕은 지점까지 천천히 부상해 아조레스제도와 인접한 해산의 암붕 위 사냥터에서 먹이 활동을 한다.
 

배에 탑승한 약 70명의 인원 중에는 멕시코에서 성장한 상어학자 멜리사 마르케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생태학자로 다수의 무척추동물을 처음으로 발견한 심해 연구원 졸레카 필란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전문가로 수중 로봇 전문 기업을 공동으로 설립한 해양 기술 발명가 에릭 스택폴, 포르투갈 아조레스대학교 소속으로 상어를 추적하면서 영상을 기록하는 추적기를 개발한 두 명의 객원 연구원 조르주 폰테스와 페드로 아폰소도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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