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강
글 : 루스메리 필코 우아르카야 사진 : 토마스 페샥
안데스산맥의 고지대에서는 우뚝 솟은 빙하와 빽빽한 운무림, 좀처럼 보기 힘든 곰이 아마존강 유역을 형성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나는 아마존 생태계에서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이 최근에서야 겨우 드러나기 시작한, 여간해서는 보기 힘든 동물인 안경곰을 연구하기 위해 쿠스코에서 차로 두세 시간 거리에 있는 이 연구소에 왔다. 2021년 5월이었고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해 곰 추적견으로 훈련을 시킨 ‘우쿠쿠’와 함께 2주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주변 마을 출신인 연구 보조원들도 숙식을 같이하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진행한 중요한 임무는 며칠 동안 도보로 숲속을 이동하면서 바라건대 곰의 활동 영역으로 보이는 지점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40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출발할 때는 말로 짐을 날랐지만 산세가 워낙 험해 도저히 무리였다. 결국 말을 돌려보내고 카메라와 텐트, 식량, 물, 경사가 가파른 지형에서 야영할 때 사용할 해먹, 길을 헤치고 나아갈 때 쓰는 마체테 등 모든 짐을 우리가 직접 등에 지고 운반했다.
짐은 무거웠다. 체구가 작은 나는 27kg 무게의 등짐을 짊어진 채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발을 디뎌야 했다. 우리 중 한 사람이 마체테로 앞을 가로막는 수풀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이끼와 덤불로 뒤덮인 구덩이에 빠지기라도 하면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었다. 밤에는 너무 추웠다. 우쿠쿠는 추위에 몸이 떨리기 시작하면 내 침낭 안으로 기어들어왔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체온으로 한기를 견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