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 연구의 떠오르는 별들
글 : 로이스 파슐리 사진 : 에스더 호바스
기후 연구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노르웨이에 있는 한 작은 북극 연구 기지가 과학 연구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전문가들로 이뤄진 파견대가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편에 속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장소로 점차 많은 여성들이 이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이곳은 힘든 극지 생활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상주 근무자들을 위한 안식처이기도 하다.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의 눈 덮인 산과 얼어붙은 피오르 사이에는 작은 국제 과학 연구 기지 뉘올레순이 자리하고 있다. 뉘올레순은 세계 최북단 정착지에 속한다. 동절기에 이곳은 몹시 춥고 사람이 거주하기 어렵다. 해가 아예 뜨지 않기 때문에 이곳의 낮은 건물들은 극야가 이어지는 동안 짙은 어둠 속에 잠겨 있다.이런 혹독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스발바르제도에서는 확실히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그것도 세계 평균보다 네 배 이상 빠르게 말이다. 이로 인해 이곳의 환경에 우려할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헬멧해파리의 유입이 그 예다. 헬멧해파리는 약 10년 전에 극북 지역인 이곳 북극해에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녀석들은 대구와 청어 등 이곳의 토착 해양생물의 먹이원인 작은 물고기와 크릴새우를 먹고 산다. 스발바르제도의 평균 기온은 1970년대 초에 비해 약 4℃ 상승했으며 뉘올레순의 평균 기온은 이제 고작 영하 2℃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여름에는 극심한 폭염이 덮친 탓에 스발바르제도의 만년설이 광범위하게 녹아내렸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다른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10여 개국 출신의 과학자 수십 명이 지식의 경계를 계속해서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과학자 중 다수가 여성이다.
이는 뉘올레순에서 놀랄 만한 변화다. 뉘올레순은 역사적으로 남성이 주를 이뤘고 특별히 매력적인 곳이 아니었다. 애초에 탄광촌으로 만들어진 뉘올레순은 1960년대에 한 치명적인 사고로 채굴 작업이 중단된 후 과학 연구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기후과학자 잉거 한센 바우어는 1983-1984년 노르웨이 극지 연구소 소속으로 뉘올레순에서 겨울을 보냈다. 그녀는 연구 기지 내 유일한 여성으로서 느꼈던 소외감을 잊지 못한다.
변화는 과학계 그리고 몰입형 현장 연구가 수반되는 분야에 여성 종사자가 늘면서 점진적으로 일어났다고 한센 바우어는 말한다. 이러한 여성 인력의 확대는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훔볼트대학교와 알프레트베게너 연구소 소속 연구원인 줄리아 보이크가 1998년에 영구 동토층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여성 동료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고는 처음으로 자신의 팀원 세 명이 모두 여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이 연구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업무 강도는 높아졌다. “강우량은 늘고 적설 기간은 감소했죠.” 보이크는 말한다. 해빙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스발바르제도의 북극곰들이 육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이는 보이크의 현장 연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극곰들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을 때는 그녀가 오랫동안 연구해온 장소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극지에서 진행되는 과학 탐사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사진작가 에스더 호바스는 2021년에 이 연구원들의 생활을 시간순으로 기록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녀는 귀감이 되는 인물들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매서운 추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늘 상상했어요. 하지만 나는 여자아이였죠. 남자들만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을 봤어요… 감히 내가 그런 경험을 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는 꿈도 못 꿨죠.” 호바스는 말한다.
호바스는 이 기사에 실린 사진들에서 뉘올레순에서의 생활을 가능케 하는 연구원들과 여성 상주 근무자들을 조명한다. 그녀는 각 여성을 해당 인물의 생활을 지탱해주는 것이나 자신의 일을 대표하는 것과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