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복원된 노트르담 대성당
글 : 로버트 쿤직 사진 : 토마스 반 후트리브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대성당이 새롭게 문을 연다. 화마로 거의 전소될 뻔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그 경이로운 복원 과정과 더불어 대성당의 신성함이 어떻게 되살아났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하마터면 프랑스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통째로 집어삼킬 뻔했던 화재는 첨탑의 기단부 부근, 지붕 아래의 노후한 목조 다락에서 시작됐다. 발화 시각은 2019년 4월 15일 저녁 6시 직후였다. 당시 성당 안에서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날 파리에 도착한 나와 아내는 그날 저녁 7시 무렵에 그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우리는 택시 차창 너머로 성당 지붕에서 주황색 불꽃이 타오르는 광경을 목격했다. 몇 분 뒤 꽉 막힌 도로에서는 목조 첨탑 위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을 봤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지만 이내 충격에 빠졌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정말 불타고 있었기 때문이다.노트르담 대성당은 8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프랑스인의 삶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종교적·세속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난 무대였다. 1239년에 생 루이라고도 알려진 프랑스 국왕 루이 9세는 예수의 머리에 씌워졌던 것으로 알려진 가시 면류관을 노트르담 대성당에 봉헌했다. 1944년에 샤를 드골 장군은 독일군의 총탄이 빗발 치는 와중에도 파리 해방을 축하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이 모든 전란을 겪으면서도 노트르담 대성당은 다른 대성당들을 폐허로 만들었던 폭격과 화재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다. 격랑 속에서도 섬처럼 굳건하게 자리를 지킨 노트르담 대성당은 세계적인 관광 명소이자 수백만 명의 신도들이 신성시하는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우리가 그날 저녁 늦게 화재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는 첨탑이 쓰러지고 납을 입힌 지붕은 녹아내린 뒤였다. 어둠에 싸인 센강 우안에서 북측 익랑의 석조 박공을 바라보니 작은 장미창 너머로 참나무 지붕 도리를 휘감은 화염을 볼 수 있었다. 센강의 강둑과 다리 위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은 상심에 젖어 재난의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모송을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곳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파리는 삶터였기 때문에 마치 그들의 가슴 한 편이 무너져내리는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