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종 포식자와의 전쟁에 나선 뉴질랜드
글 : 케네디 원 사진 : 로빈 해먼드
자국의 가장 소중한 새들을 보호하기 위해 뉴질랜드인들이 주요 침입종 포식자들을 완전 퇴치 대상으로 지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야심 찬 이 보전 실험은 이제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보호 대상을 정하는 방식이 바뀔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가파른 산길은 비에 젖어 미끄러웠다. 나는 산비탈을 따라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나무줄기와 덤불을 꽉 잡아야 했다. 때는 봄이었고 뉴질랜드 북부의 이 보호림에서는 새들이 부화하고 있었다. 나와 내 친구는 이 새들을 무자비한 침입종 포식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참이었고 짐도 그에 맞게 꾸렸다. 우리 배낭에는 오렌지향 쥐약이 담긴 봉지들이 들어 있었다.다만 우리의 목표는 쥐를 잡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우리는 북방족제비를 노리고 있었다. 1870년대에 뉴질랜드에 들여온 작은 육식 동물 북방족제비는 토착종 새들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녀석들은 새끼 고양이 같은 얼굴에 호리호리하고 유연한 몸을 지녔다. 무자비한 사냥꾼만 아니었어도 사랑스러웠을 것이다. 북방족제비는 18m 높이의 나무를 기어올라 엎치락뒤치락한 끝에 나무에 앉아 있던 성체 비둘기를 땅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 비둘기를 제압한 후에는 보통 한 쌍의 긴 송곳니를 비둘기의 뒤통수에 내리꽂아 골을 먹어 치운 다음 내장과 남은 살점을 마지막으로 먹는다. 북방족제비는 토끼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뉴질랜드의 상징적인 새인 키위처럼 날지 못하는 새들을 죽이는 데 선수가 됐다.
북방족제비를 잡는 데 어려운 점은 녀석이 덫과 독을 경계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안으로 나무 밑동에 나사로 고정한 사출 플라스틱 상자, 즉 작은 미끼통 수십 개를 배치하는 작업 중이었다. 미끼통에는 쥐들이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알갱이형 쥐약이 들어 있었다. 쥐 또한 침입종 포식자이지만 북방족제비의 또 다른 먹잇감이기도 했다. 쥐가 충분히 독이 오르면 이 쥐를 먹는 북방족제비도 죽을 터였다. 그렇게 되면 숲에서 포식자 둘을 한 번에 없앨 수 있는 셈이었다.
이는 매정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조국 뉴질랜드에는 훨씬 시급한 임무가 있다. 북방족제비와 쥐, 그 외 침입종 유해 포유동물들이 뉴질랜드의 고유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동물들이 도입된 이후 몇 백 년 사이 우리의 토착종 중 상당수가 사라지고 말았다. 땅에서 사냥하는 포유동물에 맞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수 세대에 걸쳐 입은 생태학적 피해를 되돌리는 작업을 가속화할 기회가 온 것이다. 생태계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둘러싼 윤리적 딜레마는 여전히 복잡하지만 포식자들을 제거하는 전략과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