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아이스웜 프로젝트의 재발견

글 : 닐 셰이 사진 : 맷 그리핀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기밀 군사 계획에 의해 북극 얼음 아래에 믿기 어려운 핵 기지가 건설됐다. 이제 과학자들은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재조명하며 기후변화에 관한 중대한 통찰력을 얻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960년 10월의 어느 추운 날, 세계 최북단에서 힘들게 일하던 미국 육군 소속의 기술 요원들은 어느 빙하의 깊은 곳에서 원자로를 가동시키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은 크기의 그 실험용 원자로는 변수가 많았으며 당시는 원자 에너지가 막 개발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요원들은 단 한 번의 방사능 누출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방에서 반짝거리는 눈에 그들의 목소리가 뒤덮이고 조명 불빛이 반사됐으며 가이거 계수관의 똑딱거리는 소리가 흡수됐다. 요원들의 머리 위쪽 높은 곳에는 아치형 파형강 천장이 있었다. 발밑에는 기원이 홍적세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된 1km 두께의 얼음장이 있었다. 마침내 연쇄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자 잠시나마 안도감이 찾아왔다. 인근의 통제실에서는 외마디 환호성이 터져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잠시 후 요원들은 다급히 원자로를 정지시켜야 했다. 얼음 속 깊은 곳에서 방사능이 누출됐기 때문이다. 방사성 중성자들이 암흑 속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미국 육군이 기지의 핵 임무를 비밀리에 추진하는 동안 과학자들은 얼음과 그 밑의 토양 시료를 채취하는 비교적 평범한 임무를 수행했다. 그들의 연구가 다시 발견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에 둘러싸인 채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해 분투하던 그 요원들을 잠시 떠올려보자. 어쩌면 그들은 빙하 시대와 원자력 시대 사이에 완벽하게 걸쳐 있는 유일한 인류였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어느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다시 시도하지 않을 일이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요원들이 가담한 이 치밀한 책략의 목적은 미국의 독창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빙하 밑에 ‘캠프 센추리’라는 이름의 거대한 군사 기지를 주도면밀하게 건설해 미국이 가장 춥고 혹독한 환경마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준다는 것이다. 빙하 속에 건설될 세계 최초의 이 원자력 기반 군사 기지는 공학 분야의 개가이자 혹독한 기후 조건을 극복하고 거둔 승리였으며 북극 불모지에 용감한 요원들이 문명과 과학적 엄밀성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했다.
 

포토갤러리

지도 및 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