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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인류를 찾아서

글 : 브룩 라머 사진 : 저스틴 진, 마크 시슨

경이로운 발견과 혁신적인 DNA 분석법의 등장에 힘입어 인류의 진화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생 인류의 조상들이 유럽과 아시아 대륙으로 퍼져 나가면서 조우했던 신비로운 ‘또 다른 인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조명을 받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라오스 북동부의 외진 산맥에 자리한 코브라 동굴. 이 동굴의 깊은 곳에서 에릭 수조니(50)의 헤드램프 불빛이 척박한 바위 위를 스치고 지나가 기이한 형상을 비췄다. 바로 퇴적물과 바위로 이뤄진 지층에서 삐죽 튀어나온 수십 개의 뼈와 치아였다.

동굴 탐험가 수조니는 동료인 세바스티앵 프랑죌을 큰소리로 불렀다. 프랑스 출신의 이 두 탐험가들이 코브라 동굴을 탐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 사람은 숲의 지면에서부터 동굴 입구까지 석회암 절벽을 약 20m 등반한 후 막 이곳에 도착한 참이었다. 두 탐험가는 동굴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대 화석의 보고로 보이는 장소를 우연히 마주쳤다.
 
라오스
파항산(전경)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동굴들에는 인류의 태곳적 과거에 관한 중요한 증거들이 남아 있다. 한 국제 연구 팀이 이 지역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이 명확하게 밝혀졌다. 호모 사피엔스가 유일한 인류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JUSTIN JIN
수조니와 프랑죌은 인근 지역에서 발굴 작업을 진행하는 국제 고인류학 연구 팀의 일원으로 이 동굴을 답사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15년 넘게 이 산맥 곳곳을 파헤치면서 인류 진화의 심오한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를 찾고 있었다. 그 수수께끼란 ‘호모 사피엔스는 언제 이곳에 당도했으며 그들이 맞닥뜨린 다른 인류는 누구였을까?’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수조니는 그 화석들을 함부로 만지지 않았다. 대신 다음 날 연구 팀에 속한 지질학자 한 명과 함께 동굴을 다시 찾아갔다. 동굴 벽에서 퇴적물 시료를 캐내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그가 끌을 두드리자 커다란 갈색 치아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기이하게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어금니였다. 화석을 채취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학자가 담당하는 임무였기 때문에 애초에 수조니는 직접 화석을 챙길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화석 표본에 경탄한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그 화석을 셔츠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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