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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재 거장이 창조한 자그마한 숲

글 : 베키 리틀 사진 : 레베카 헤일

일본계 미국인 분재 예술가 존 나카가 창조한 자그마한 숲을 알아가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고대 예술인 분재는 겉보기에는 아주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분재를 가꿀 때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신’이라는 유명한 예술 작품처럼 작은 숲 전체를 기르고 있다면 더더욱 쉽지 않다.

이 분재는 70여 년 전, 일본계 미국인 분재 예술가 존 나카가 다 자란 향나무의 윗부분을 잘라내 화분에 심은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나카는 20년 동안 그 향나무 주변에 각각 자신의 손주들을 상징하는 나무 10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그는 이 숲의 축소판에 일본어로 ‘영혼의 수호자’라는 뜻의 고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나무줄기의 질감] 분재 예술가들은 나무에 죽은 나무처럼 보이는 부분을 만들어낸다. 껍질이 벗겨지고 햇볕에 의해 색이 바랜 부분 말이다. 껍질이 벗겨진 가지는 ‘진’으로, 껍질이 없는 나무줄기는 ‘샤리’로 불린다.

[나무의 종류] 분재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로 제작될 수 있다. 나카는 향나무를 선택했다. 향나무는 덜 자란 뾰족한 나뭇잎이 달려 있어 형태를 잡기가 좋기 때문이다
현재 고신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립 수목원 내의 국립 분재 및 분경 박물관에 전시돼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분재로 손꼽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나카는 2004년에 8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생애 마지막 몇 십 년 동안은 학예사들에게 자신이 구상한 대로 고신을 계속 돌보는 방법을 가르치며 보냈다.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계속해서 뻗어 나가며 힘을 얻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나무의 모양이 흐트러지죠. 더 이상 분재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지를 치고 다듬어줘야 합니다.” 국립 분재 및 분경 박물관의 학예사 마이클 제임스는 말한다. 즉, 어떤 분재도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적절한 관리가 이뤄진다면 고신은 앞으로도 수년 동안 살아갈 수 있다.
 
[뿌리 기르기] 분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나무의 밑동에서 뻗어 나오는 드러난 뿌리, 즉 ‘네바리’를 기르는 것이다. 이러한 뿌리는 작은 나무를 훨씬 더 큰 나무처럼 보이게 만든다.
분재는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온 일본의 전통 예술이지만 초기 분재 예술가들은 약 2000년 전 한나라 시대에 시작된 중국의 분경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분경은 나무와 돌, 물, 인간 및 동물 조각상 등의 요소들을 이용해 화분 안에 작은 자연 경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분재가 분경과 다른 점은 나무를 자그마하게 유지하면서 특별한 기법으로 형태를 만들어 훨씬 큰 나무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주 포트 룹튼에서 태어난 나카는 여덟 살 때 부모와 함께 고국 일본으로 거처를 옮긴 후 처음 분재를 접하게 됐다. 일본에 살던 나카의 할아버지가 그에게 분재의 세계를 소개해준 것이다. 나카는 20대에 다시 콜로라도주로 돌아와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했고 그곳에서 캘리포니아 분재 협회를 창립하는 데 도움을 줬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그는 예술가이자 교육자로서 미국과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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