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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세하두의 사라져가는 자연

글 : 마이클 핀클 사진 : 케이티 올린스키

경이로움이 숨겨져 있는 광활한 초원이 세계 최대 규모의 농업 열풍으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 보존해야 할 소중한 것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개발이 진행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포르투갈어로 ‘폐쇄됐다’는 뜻을 지닌 세하두. 브라질 중부에 위치한 이 광활한 열대 대초원은 인류 역사 내내 세상과 단절돼 있었던 것 같다. 이곳에 사람이 살기는 한다.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석기 시대부터 혹독한 야생 지대에서 생존하며 세하두를 돌아다녔다. 게다가 식민지 시대에는 도망친 노예들이 언덕 너머로 숨어들어 결속력이 강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땅이 내는 자원을 발견해 정착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수백 년 동안 이곳에 발을 들인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세하두 중앙에 위치한 공동체 마을 ‘푸르나스 다 보아 소르치’가 우뚝 솟은 가파른 고원에 가려져 있다. 이 지역에는 킬롬보라고 불리는 수십 개의 공동체 마을이 있으며 주민들은 땅에서 나는 자원으로 자급자족하며 살아간다.
이 지역은 외지인들에게 거부감을 줬고 사실상 지나가기가 불가능했다. 세하두 대부분의 지역에는 발육이 부진한 나무와 관목이 빽빽하게 뒤엉켜 있으며 사방에는 온통 뱀이 우글거린다. 북쪽에 위치한 아마존 열대 우림, 즉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울창한 숲에 비하면 세하두는 푸르름이 훨씬 덜하다. 세하두를 연구하는 일부 과학자들조차 이 지역을 ‘볼품없다’고 표현한다. 관목지인 이곳은 흔히 ‘캄푸 수주’, 즉 ‘지저분한 들판’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세하두가 원주민과 피난민들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았던 이유는 돈이 될 만한 자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토양은 산성이 강해 어지간한 외래 식물은 살지 못하며 6개월 동안 지속되는 건기에는 땅이 화마로 인해 황폐해지곤 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20세기 중반까지 세하두를 불모지로 치부하며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다 1950년대에 브라질은 세하두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냈다. 세계 무대에 뛰어든 브라질이 국가 중심부에 자국의 발전을 상징하는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결국 세하두 한복판의 땅이 개간된 후 그곳에 브라질리아가 세워졌다. 현재 약 500만 명의 사람들이 브라질리아에 살고 있다.
 
홍금강앵무가 브라질의 도시 보니투 근처 낙엽수림에 위치한 사암 분화구 위에 앉아 있다. 이곳은 마코앵무의 싱크홀을 뜻하는 ‘부라쿠 다스 아라라스’라고도 불린다. 보통 대초원으로 여겨지는 세하두에는 다양한 생물군계가 존재해 여러 동식물이 번성할 수 있다.
그 후 1970년대에는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정부 연구소에서 일하던 브라질 농학자들이 석회가 주성분인 비료를 개발한 것이다. 이 비료 덕분에 세하두의 척박한 토양이 변화해 환금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산업용 관개 시설을 통해 건기에도 물을 공급할 수 있었고 소방대가 신속하게 불길을 진압할 수 있었다. 바야흐로 세하두는 개발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불도저와 트랙터가 세하두로 몰려들며 수천 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관목지를 싹 밀어버렸다. 옥수수와 사탕수수, 특히 대두가 많이 재배됐고 수확물은 트럭에 실려 브라질 전역의 항구로 운송됐다. 중국과 미국, 유럽이 이 작물들을 대거 사들이면서 개간 사업은 더욱 가속화됐다. 세계 최대의 농업 기업들이 세하두에 거대한 공장식 농장을 세웠고 브라질 경제는 급격히 성장했다. 더 많은 땅이 개간됐으며 그 작업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21년 세계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하두는 “지구상에서 농업 잠재력이 가장 큰 지역”이다.
 
이 지역의 깊은 토양은 보니투 근처의 수쿠리강을 비롯한 여러 강으로 빗물을 흘려보낸다. 이 사진에서 생태 관광 보트를 탄 관광객들이 상류로 이동하고 있다. 상류에 도착하면 이들은 수정처럼 맑은 물속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며 물살을 따라 내려올 수 있다.
정부 관계자들과 농장 일꾼들뿐만 아니라 브라질 브라질리아대학교 과학부 소속 젊은 생물학자들도 세하두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아마존보다 늘 연구 가치가 낮게 평가돼온 이 지역에 대해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세하두는 생태적 ‘희생 지역’으로 변하고 있었다. 토지 이용 전문가들은 강력한 환경 보호 조치가 미비하고 인간의 입맛대로 소비되는 땅을 희생 지역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지역이 과학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 놀라운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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