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괴물 되살리기
글 : 로프 스미스 사진 : 톰 제이미슨
현대의 장인들은 어떻게 오래된 석조 기법을 갈고닦아 영국의 한 대성당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불어넣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어느 습한 봄날 아침, 영국의 고대 도시 요크에서 한 무리의 어린 학생들이 상징적인 요크민스터 영국 국교회 성당 앞에 멈춰 서더니 어색한 표정을 주고받으며 키득거렸다. 영국에 있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성당은 250년에 걸쳐 지어진 뒤 1472년에 헌당됐다. 이곳에는 반짝이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으로 장식된 거대한 중세 시대의 탑 세 개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건물 밖 석공 작업장 끝에 있는 뭔가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짐승의 모습을 한 석상이었다. 그 석상은 한 손으로 머리를 움켜쥔 채 비명을 지르듯 입을 벌리고 있었고 입에서는 개구리가 튀어나오고 있었다.무게가 500kg 정도 되는 이 갓 만들어진 석상은 중세 시대의 화려한 건축 양식 중 하나인 그로테스크의 전형적인 예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멀리서만 볼 수 있다. 중세 시대에는 그로테스크가 마찬가지로 기괴한 모양의 석상인 ‘가고일’과 함께 종교적 건물의 꼭대기에 배치돼 있었다. 가고일은 홈통 기능을 갖춘 그로테스크풍 장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조각상을 비슷한 모양으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14주 동안 이 조각상을 매만진 석공 장인 루이스 모리슨은 말한다. 하지만 모리슨은 자신조차도 기존의 조각상에 개구리가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고 인정한다. “조각상이 너무 심하게 마모돼 손을 머리 옆으로 올린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는 사실 말고는 거의 알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