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33
글 : 그레이슨 헤이버 커린 외 사진 : 조나스 프레드월 칼슨 외
본 협회는 세계 각지의 선구자들과 창작자들, 아이콘, 모험가들을 선정해 그들의 업적을 조명하고 기리는 프로젝트인 ‘내셔널지오그래픽 33’을 시작하고자 한다. 이들은 오늘날의 인류에게 창의적인 해법과 시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굳게 믿으며 그 요구에 당당히 응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아이콘: 세계 굴지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설립했지만 지구를 살리기 위해 이를 포기한 괴짜 기업가, 이본 쉬나드]
이본 쉬나드(86)가 자신이 가진 가장 오래된 옷이 무엇인지 헤아려보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내가 가진 물건은 거의 다 낡았습니다. 나는 물건이 다 떨어져나갈 때까지 쓰거든요.”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인 쉬나드는 미국 와이오밍주에 있는 자신의 목장 사무실 내부를 둘러보다가 빛바랜 체크 무늬 남방의 너덜너덜해진 소매를 내보인다. “평생을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나는 소비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는 말한다.
연 매출액이 꾸준히 10억 달러를 유지하는 기업의 창업자가 할 법한 소리로는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쉬나드는 이미 오래전부터 돈을 목적으로 파타고니아를 설립한 것이 아니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나는 먹고살 만큼 충분히 벌고 있습니다. 내가 회사에서 기대하는 것은 그것이 전부죠.” 1977년에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그로부터 거의 50년이 지난 2022년 9월, 그는 자신의 말을 재차 입증했다. 기업 가치가 30억 달러에 육박하는 파타고니아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수익을 공익에 사용하는 신탁에 회사 지분의 2%를 기탁했으며 나머지 98%는 환경적 목표를 추구하는 신생 비영리 단체 ‘홀드패스트 콜렉티브’에 기부했다.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돈을 벌었는데 계속 사업을 해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요?”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반문한다. “돈을 더 벌거나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 회사에 남아 있는 직원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가요? 우리는 우리의 수익으로 유익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회사가 계속해서 존재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입니다. 사사로운 목표와 는 전혀 상관없어요. 어차피 몇 년 후면 나는 죽고 없을 테니까요.” 그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