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시대 이후에도 생존한 생물들
글 : 해나 노르다우스 사진 : 제니퍼 헤이스
철갑상어는 1억 6200만 년 동안 갖가지 위협을 견뎌내며 살아남았다. 인간이 녀석들을 멸종위기로 몰아넣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살아 있는 화석과도 같은 이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드넓은 강이 소리 없이 흐른다. 때는 12월. 카자흐스탄 남부 시르다리야강 근처의 풍경은 갈색과 회갈색으로 얼룩덜룩하다. 겨울잠에 든 풀, 토사가 쌓인 범람원,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들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그림 같은 풍경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그러나 버니 쿠하이다가 찾아 헤매는 것을 생각하면 이만한 장소는 없다.
몇 달 전 쿠하이다는 보존 단체 ‘리와일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 단체는 적어도 10년 이상 목격되지 않아 멸종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단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한 생물을 이른바 ‘사라진 종’으로 규정하고 이런 종을 찾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리와일드 관계자들은 쿠하이다가 시르다리야철갑상어를 직접 본 몇 안 되는 과학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연락한 것이다. 1990년대, 대학원생이었던 쿠하이다는 영국 런던과 러시아 모스크바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박물관을 방문해 가늘고 긴 시르다리야철갑상어 표본 27개를 촬영했다. 표본은 오랜 세월 보관돼 허옇게 색이 바랜 상태였다. “나한테 전문가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죽은 채 병 속에 담겨 있는 녀석들만 봤다고 대답했죠.” 리와일드와의 통화를 떠올리며 쿠하이다는 말한다.

철갑상어는 약 1억 6200만 년 동안 기후변화와 대륙 이동, 화산 폭발, 대량 멸종을 겪으며 살아남았다. “녀석들은 공룡을 쓸어버린 소행성 충돌은 물론 자연과 우주가 안겨준 온갖 시련을 이겨냈죠.” 쿠하이다는 말한다. 그러나 인간을 견뎌내지는 못했다. 오늘날 철갑상어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물고기다. 1970년 이후 전 세계 철갑상어 개체수는 94%나 줄어들며 사실상 괴멸 상태에 이르렀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25종의 철갑상어를 취약종 또는 위기종으로 분류했으며 그중 17종은 위급종으로, 한 종은 이미 자연에서 멸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르다리야철갑상어를 포함한 세 종의 위급종 역시 안타깝게도 멸종한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