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분지의 베일을 벗기다
글 : 멜라니 구비 사진 : 니콜 소베키
세계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콩고 분지의 우림은 수십 년 동안 기후 과학계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현재 중앙아프리카에서 나고 자란 신진 연구원들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그곳에서 밝혀내는 사실은 지구를 보호하는 방법과 관련된 우리의 인식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콩고 분지 우림의 빽빽한 수관 속에서 사그라들기 시작한 오후의 햇빛이 밀림 위로 우뚝 솟은 철탑에 반사됐다. 55m 높이의 그 길쭉한 강철 구조물은 대형 이동 통신 기지국의 안테나 같은 모양이었다. 비록 이 구조물에는 훨씬 더 중요한 관측 장비들이 장착돼 있었지만 말이다. 거세진 바람에 돌풍이 한 번 불 때마다 철탑이 휘청거리며 끽끽 소리를 냈다. 하지만 생물학자 파브리스 킴베사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안전띠를 착용하더니 얇은 금속 사다리를 붙잡고 재빠르게 기어올랐다. 나는 꼭대기의 작은 단을 향해 쏜살같이 오르는 그를 따라잡아야 했다.
‘에디 공분산 플럭스 타워’로 알려진 이 특별한 구조물은 2020년 10월 처음 가동될 당시 콩고 분지에 최초로 설치된 시설이었다. 숲과 대기 사이의 온실가스 교환 작용을 연구하는 기후 연구원들에게 이러한 철탑은 커다란 청진기와 같다.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숲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추적해 다른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얼마큼 다시 격리되는지 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킴베사는 장비의 측정치를 통해 주변 숲이 어떻게 호흡하는지 정밀하게 관측하기 위해 날마다 사다리를 타는 아슬아슬한 작업을 행한다. “자료를 보면 숲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게 된 거죠.” 그는 말한다.
이날 적도의 뜨거운 태양에 몇 시간 동안 노출됐던 우림은 숨을 내쉰 것처럼 수관이 엷은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기록된 자료를 보면 더 구체적인 동향을 알 수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 이 지역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낮 동안 나무와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온실가스가 산소로 전환되며 크게 떨어졌다가 해가 진 뒤에야 서서히 올랐다.
이런 작업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때 열대 우림은 땅속에 저장된 지구의 탄소 중 절반가량을 격리했다. 하지만 그 전반적인 효험은 1990년대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해왔다. 콩고 분지는 중앙아프리카를 가로질러 약 2억ha 면적에 걸쳐 있으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우림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000개 이상의 플럭스 타워가 가스 교환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오는 동안 이 지역에 대한 연구는 2020년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몇 년 전, 연구원들로 이뤄진 한 국제 컨소시엄이 콩고 분지 전역의 열대 원시림 표본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탄소 흡수율이 급격히 감소해온 아마존 우림보다 이곳의 우림이 더 꾸준하게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듯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이 아프리카 우림 또한 2010년 이후로 아마존 우림과 비슷한 감소 추세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킴베사와 콩고민주공화국(DRC) 출신의 신진 과학자들은 실태를 파악하고 어쩌면 해법 또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양감비 생물권보호구역 내에 있는 한 재가동된 연구 기지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양감비 생물권보호구역은 DRC에 있는 23만ha 면적의 보호구역이다.
최근에 인근의 키상가니대학교를 졸업한 킴베사가 이 연구에 중요한 공헌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콩고 분지 우림의 절반 이상을 품고 있는 DRC는 극심한 빈곤과 식민 수탈의 역사, 독재뿐 아니라 건실한 대학 시스템의 구축을 막고 지역 과학자들의 고용과 연구 재원에 제약을 가하는 분쟁으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생태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제 보전 단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는 각국 정부 및 대학교와 협력해 기반 시설과 기술, 연구원 양성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온 국제임업연구센터도 있다. 2005년 이후로 임학 전공의 대학원생 수는 불과 6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오늘날 DRC의 이 신예 과학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편에 속하면서도 제대로 연구되지 않은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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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라텍스를 더 많이 추출하려면 이 신생 식민지에는 노동력이 필요했고 결국 레오폴드 2세의 관리들은 수많은 원주민을 노예로 부리고 있는 민간 기업들과 계약을 맺었다. 약 1000만 명의 사람들이 기근과 질병, 식민 통치자들의 잔학 행위로 죽음을 맞았다. 벨기에 정부는 1908년 무렵 레오폴드 국왕을 압박해 이 지역에 대한 통치권을 넘겨받고 벨기에령 콩고를 세웠다. 새 정부는 양감비 생물권보호구역에 벨기에령 콩고 국립농경연구소를 설립해 우림을 탐사하고 그곳에서 재배하기 적합한 작물을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벨기에 출신의 식민 통치 연구원들은 수많은 식물 표본을 수집하고 분석해 양감비 연구 기지에 보관했고 그 표본들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양감비 연구 기지의 기록 보관소에서 수석 사서 크리스티앙 베솜비 아판타가 수십 년치 학술지가 빼곡한 나무 책장들 뒤에 있는 한 구석으로 나를 이끌었다. 소장품 중에는 흑백 사진들도 있었다. 아판타는 그중 몇 장을 20세기 중반 양식의 커다란 책상 위에 펼쳐놓더니 씨앗과 콩이 발아하는 여러 단계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많은 식물의 서로 다른 뿌리 및 잎 접사 사진들을 가리켰다. “벨기에인들은 기존에 존재하던 각 식물 종의 구조를 이해해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고 싶어 했죠.” 그는 설명한다. 그렇게 해서 야자나무와 쌀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인기 있는 커피 품종인 로부스타를 비롯한 커피 농장이 들어섰다.
다른 사진들에서는 연구 기지의 더욱 어두운 역사가 드러났다. 백인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일하는 동안 흑인 남성들이 시험장에 갇혀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양감비 연구 기지가 설립됐을 당시 벨기에령 콩고는 콩고자유국의 가장 포악한 관행들을 종식시킨 상태였지만 연구 기지는 여전히 식민 통치 시대의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우리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들은 이곳에서 한낱 노동자에 불과했어요. 일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것을 항상 벨기에 사람의 지시 하에 수작업으로 했죠. 그렇게 해서 우리 선조들이 여기에 있는 이 모든 기반 시설을 지은 거예요. 그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많은 일을 마지못해 해야 했죠.” 아판타가 토로한다.
1960년 무렵, 독립을 외치는 벨기에령 콩고의 지도자들은 충분한 지지를 얻고 있었다. 결국 벨기에 당국은 독립을 승인하고 총선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벨기에 출신의 연구원들은 단 한 명의 벨기에령 콩고인 과학자도 양성하지 않고 떠나버렸다. “벨기에인들은 누구도 자신과 같은 수준으로 교육시키려 하지 않았습니다. 예속시키는 게 그들의 목표였어요. 그래서 그들이 떠난 뒤 모든 게 침체되고 말았죠.” 아판타는 말한다.
하지만 모두가 양감비 연구 기지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앙리 알랑귀 앙괄레 같은 관측자들은 연구 기지에서 대대로 해온 임무를 하루에 다섯 번씩 여전히 수행하고 있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작업을 위해 몇 킬로미터 떨어진 풀밭으로 향하는 그와 동행했다. 그는 마치 현대 설치 미술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된 잡다한 기초 장비로 기상 자료를 꼼꼼히 기록하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그는 펜과 종이를 이용해 1928년에 설치됐던 것과 동일한 우량계 한 조와 온도계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하는 풍속과 풍향을 측정하는 적산 풍속계의 기록을 살폈다. “내 아버지는 수십 년 전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죠. 그 일은 아버지의 삶이었어요.” 앙괄레는 말한다.
한편, 콩고 분지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본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신뢰할 만한 자료가 부족했다. 이는 이 우림이 세계적인 보고서와 분석에서 지속적으로 누락되거나 잘못 전달되는 결과를 낳았다. 2021년에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과거의 폭염 추이를 평가할 때 이 분지는 자료 불충분으로 지적된 단 두 지역 중 한 곳이었다. 이 기구에서 발표하는 연구 결과는 각국 정부가 지속적인 연구나 심지어는 긴급 지원을 위한 재원 투입을 결정할 때 근거 자료로 삼을 수 있다.
DRC가 독립한 지 50년이 넘었지만 양감비 연구 기지는 노후한 사무실에 수기 기록과 누렇게 바래가는 서류 뭉치를 잔뜩 보관한 채 최소한의 예산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었다. 키상가니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에마뉘엘 카송고 야쿠수는 2011년에 처음 이 기지의 기후 관측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알게 됐다. “이곳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금광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어요.” 야쿠수가 연대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록물 뭉치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래서 야쿠수는 학과 동료들과 함께 기온과 강우량을 중심으로 기록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했다.
연구 팀은 1960년부터 2020년까지 매일 추적한 기상 변화에 대한 60년치 자료를 도표화할 수 있었다. 2023년에 발표된 그들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18℃ 상승했다. 또한 지역의 강우 양상에도 교란이 일어나 더욱 건조한 건기가 이어지고 연중 강우 일수가 줄면서 우기가 짧아진 반면 비는 더 강하게 쏟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온 상승과 강우 시기 및 강도의 변화는 21세기에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오늘날 기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충분히 교육을 받은 인력으로 컴퓨터와 스캐너 장비를 활용해 독자적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기존 정보를 새로운 정보로 바꾼다. 지역의 바람 양상에 대한 이들의 연구는 플럭스 타워의 설계와 설치 장소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기지에서 기상학 연구를 이끄는 조제 음비포 은디아포는 야쿠수가 전화를 걸어와 자신들의 노고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을 때를 기억한다. “그날 팀원들을 모아놓고 말했죠. ‘여러분이 여기서 하는 일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마라. 우리 기후 팀의 강령처럼 정직하고 정확하게 하자’고요. 우리는 보람을 느꼈어요.” 그는 말한다.
야쿠수와 킴베사, 은디아포, 그들의 동료들에게 기후 과학 연구의 틀을 정립하는 것은 숲이 식민 통치자들의 이익을 위해 착취되던 시절을 극복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그들 입장에서는 공동체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DRC의 노동 인력 중 60% 이상이 농민이기 때문이다. 작물 재배 시기의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더 불규칙적으로 내린다는 것은 수확량은 감소하는 한편 잡초와 해충은 더 확산될 수 있다는 뜻이다.
“키상가니에서 자란 나는 농민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평생 봐왔어요.” 현재 세계은행의 자문 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는 야쿠수가 말한다. 세계은행은 DRC 정부와 함께 잠재적 위기를 파악하고 지역 농민들을 위한 적절한 형태의 지원을 강구하며 지역 최초의 기후 위기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많은 곳에서 기상 이변이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후 영향 연구가 부국들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귀인 연구 격차”를 낳고 있다. 빈국의 경우 강력한 수준의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기후 문제를 완화하고 대비하고 적응하기 위한 지원 이 거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긴급 지원이 필요해요. 역동적인 농사 달력을 만들고 농법도 현대화해야 해요.” 야쿠수는 말한다.
야쿠수를 비롯한 DRC의 과학자들은 DRC에 기상 관측망을 구축해 더 넓은 지역에서 정확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도록 국제 기금들에 로비 활동을 벌여왔다. “DRC의 기상 관측소 밀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합니다.” 영국 리즈대학교 소속의 기후변화 및 우림 연구원 사이먼 루이스는 말한다.
몇 년 전 루이스는 연구 팀을 이끌고 콩고 분지 내 이탄지의 범위를 지도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연구 팀은 이 이탄지가 전 세계 화석 연료 배출량의 3년치를 저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열대 이탄지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장에 필요한 대규모 실행 계획과 과학적 노력은 오직 DRC 출신 동료들의 깊이 있는 지식 덕분에 가능했어요. 그들은 이탄지에 대해서도, 그곳이 엄청난 것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재원이 없을 뿐이었죠.” 루이스는 말한다.
2023년, 루이스는 지역 내 과학자 연합에 합류해 ‘콩고 분지 과학 사업’을 결성했다. 이 연구 단체의 목표는 현지에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2억 달러의 기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은 이 우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크게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 아마존 우림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된 유사한 프로그램을 본떠 기획된 이 활동은 이미 영국으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냈다. 중앙아프리카와 영국 소재의 자매 연구 기관에 소속돼 일하는 연구원들을 위한 대학원 장학금이 확대된 것이 그 예다. “외국 과학자와 현지 과학자들 사이에 대등한 관계와 포용적인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그저 그게 옳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해야 할 일을 다 해내려면 오직 그 길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루이스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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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양감비 연구 기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또 다른 장기 연구의 일부다. 나무를 제대로 살피기 위해 야쿠수가 배낭을 내려 나무에 구멍을 뚫는 기구를 꺼내더니 땅에서 1m쯤 높이에 있는 줄기에 갖다 댔다. 그가 손잡이를 돌리자 처음에는 나무가 저항하듯 압력을 가한 부분 밑으로 삑삑 소리가 났다. 몇 분 뒤 야쿠수가 나무의 심재에서 가늘고 기다란 표본을 추출해 보호관 속으로 조심스럽게 넣었다. “표본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요.” 그는 말한다.
기지 안에 있는 DRC 최초의 현대식 나무 생물학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은 이 나무의 키와 줄기의 직경을 심재 표본에 나타난 나이테와 비교해 시간이 흐르며 기후 문제로 나무의 성장에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밝혀냈듯 우림의 기온은 상승하고 있어요. 이는 이 나무들이 자라는 곳의 환경이 변하면서 성장 여건이 더 이상 최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하죠.” 야쿠수는 말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나무의 성장 둔화는 지역의 나무 고사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아마존 우림의 탄소 저장 능력이 줄어드는 한 가지 원인이다.
이미 일부 수종이 사라지고 있다. 연구 기지의 기록 보관소에 있는, 이 나무와 같은 속에 속한 엔탄드로프라그마 팔루스트레에 대한 상세 기록을 보면 한때 이 수종이 양감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나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숲에서 이 나무를 단 한 그루도 찾아볼 수 없죠.” 야쿠수는 말한다. 한편 어떤 나무들은 극심한 기상 이변에 더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나무들이 숲의 적응을 돕는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양감비 연구 기지의 나무 연구실에서 일하는 두 명의 열대 생태학자 차드락 카푸티와 브라이스 지오팍은 페리콥시스 엘라타의 적응력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이 활엽수는 일조량이 적거나 가뭄 시기에 성장을 멈추는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 이러한 유형의 회복력은 고무 채취를 위해 벌채되거나 갈수록 늘고 있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숲에서 재조림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강력한 환경 보호 조치 없이는 2050년까지 콩고 분지에 있는 원시림의 27%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중앙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은 콩고 분지의 우림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이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일하고 있다. 이곳은 일대에 거주하는 인간의 영향을 끊임없이 받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같은 상호 작용의 결과를 탐구하는 과정은 다른 놀라운 발견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일례로 양감비 연구 기지의 나무 연구실 책임자인 산림 생태학자 네스터 루암부아는 마을 조성을 위한 개벌이나 화전 농업 등 인간에 의한 교란 행위가 오늘날 콩고 분지가 여전히 비교적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그렇게 나무가 잘려나간 자리에 새로운 생명이 뿌리를 내리면서 페리콥시스 엘라타 같은 나무들이 등장했다.
조사 현장을 떠나기에 앞서 야쿠수가 나무에 구멍을 뚫는 기구를 회수한 뒤 나무 구멍 속으로 곤충이 기어들어가 피해를 주지 않도록 구멍을 나뭇잎으로 메웠다. 그러고는 오랜 친구와 작별하듯 나무줄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양감비 연구 기지의 모든 과학자들은 특정 수종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됐다. 대부분 저마다 수년간 연구해온 수종이다. 파브리스 킴베사가 애착하는 나무는 콤브레툼 로켈레다. 옹이가 많은 이 나무는 이 우림에서 약 7m 이상으로 자라지 않기 때문에 플럭스 타워 꼭대기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 나무는 계속 자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대신 어느 시점에 부러져 같은 줄기에서 수많은 작은 나무를 탄생시킵니다. 나눔과 보살핌 같은 거죠.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요?” 킴베사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