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 장기 이식의 미래
글 : 매슈 셰이어 사진 : 크레이그 커틀러, 조 캐로타
세계 각지의 과학자와 의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장기 기증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혹시 진흙에서 뒹굴고 있는 동물에게 그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출입 수칙은 안내 책자로 펴내도 될 정도였다. 먼저 보안 창구 역할을 하는 막사에서 서명을 한다. 문 앞에서 신발을 벗는다. 탈의실로 이동해 온수로 샤워를 한다. 전신 수술복과 무릎까지 오는 고무장화를 착용한 후 마지막으로 보안경을 쓴다. 습도가 높은 고온의 실험실 내부로 들어서자 곧바로 보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리기 시작했다.“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병원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해서요. 약속하건대 익숙해질 겁니다.” 안내인인 비외른 페테르센이 웃음을 지으며 내게 따라오라는 손짓을 한다.
나는 두세 시간 전에 지명을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한 미국 중서부에 있는 한 도시의 호텔 방에서 눈을 떴다. 그리고 지금은 독일 출신의 과학자인 페테르센을 따라 극비 연구 시설 내부의 복도를 통과하고 있다. “우리가 이 농장을 매입할 당시 농장주들은 이곳을 축산 연구소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옆에 있는 헛간을 가리켰다. “여기에서 소를 키웠고 저쪽 들판에서는 말들이 노닐고 있었죠. 기본적인 배치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물론 그때와는 목적이 전혀 다르지만요.” 그는 말했다.
헛간에 들어서자 먹이를 기대하고 꿀꿀대는 돼지의 울음소리와 시멘트 바닥을 두드리는 요란한 발굽 소리에 그의 목소리가 묻혔다. 돼지 10여 마리가 각자의 우리 앞으로 몰려와 철문에 코를 들이밀었다. “보여주고 싶은 녀석이 있습니다.” 페테르센은 말했다. 그는 ‘마가리타’라는 이름표가 붙은 우리 앞에 멈춰 섰다.

CRAIG CUT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