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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눈앞에 둔 갈라파고스제도의 거북

글 : 해나 노드하우스 사진 : 루카스 부스타만테

플로레아나섬땅거북은 선원들을 매료시키고 찰스 다윈에게 영감을 제공했다. 그러다 19세기 중반 무렵 이 상징적인 거북이 사라졌다. 한 무리의 집요한 과학자들이 어떻게 이 거북을 되돌려놓을 방법을 찾았는지 소개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1820년 10월, 미국 낸터킷섬의 포경선 에섹스호가 에콰도르 연안에서 1000km 넘게 떨어진 갈라파고스제도 내 플로레아나섬의 청록빛 항구에 닻을 내렸다. 작은 배를 저어 뭍으로 올라간 선원들은 고대 파충류들이 밟고 지나간 길을 따라갔다. 당시 이 배의 객실 급사였던 토머스 니커슨의 글에 따르면 선원들은 “목표물 찾기에 신경을 곤두세운 채” 깨진 현무암 지대를 가로지르고 명아주과풀 덤불과 선인장을 헤치며 나아갔다.

선원들은 갈라파고스땅거북을 사냥하러 나선 참이었다. 이 거북은 생김새가 섬마다 달랐다. 둥근 돔 형태의 등딱지를 가진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등딱지의 앞부분이 위쪽으로 구부러진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등딱지의 모양과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거북이 여러 선원들의 배를 채워줄 수 있었다. 포경선 선원들은 작은 거북을 발견하면 녀석을 뒤집어 밧줄로 각 다리를 묶은 다음 배낭처럼 등에 둘러멨다. 일부 거북은 무게가 220kg이 넘기도 했는데 선원들은 가장 무거운 녀석들의 발을 장대에 묶고 한쪽에 남자 두세 명씩 서서 날카롭고 울퉁불퉁한 화산암 지대를 가로질러 배까지 끌고 가곤 했다.
 
사진에 보이는 이사벨라섬 북쪽 지역은 인근의 울프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암으로 뒤덮여 있다. 플로레아나섬땅거북이 사라지고 약 150년 후 연구원들은 이 지역에 특이한 거북 군집이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군집은 사라진 플로레아나섬땅거북을 되살릴 방법을 찾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잡은 거북을 등이 바닥에 닿게 뒤집어 배의 화물창에 쌓아뒀다. 거북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도 최대 1년을 살 수 있었다. 에섹스호 선원들은 플로레아나섬땅거북을 60마리 이상 잡았다. 이 거북은 등딱지가 안장처럼 구부러져 있었고 “내가 먹어본 어떤 고기보다 풍미가 뛰어났다”고 니커슨은 적었다. 이후 에섹스호는 태평양에 있는 고래 어장으로 출항했다가 한 달 뒤 고래에 들이받혀 침몰했다. 선원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최대한 많은 거북을 건져내 작은 배에 실었고 이 거북들을, 그리고 최후에는 동료 선원들을 서로서로 잡아먹으며 남아메리카 본토를 향한 비운의 귀항길에 올랐다. 구조되지 않은 다른 거북들은 에섹스호와 함께 가라앉거나 표류했다.
 
멸종된 종의 보전된 뼈와 등딱지는 아달지사 카코네 같은 진화생물학자의 연구에 중요하게 사용돼왔다.
갈라파고스제도의 거북을 남획한 것은 에섹스호만이 아니었다. 찰스 다윈은 1835년 진화론의 영감이 된 여행을 하던 중 플로레아나섬에 도착했고 포경선들이 이곳에 한 번 올 때마다 거북을 최대 700마리나 잡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535년에 스페인 사람들이 이 섬에 왔을 당시 이곳에는 약 30만 마리의 거북이 살았다. 그런데 1774년과 1860년 사이에 이곳을 지나던 배들이 그중 약 10만 마리를 잡은 것으로 역사가들은 추정한다. 그렇게 갈라파고스땅거북 15종 모두 개체수가 급감했고 그중 세 종은 절멸했다. 플로레아나섬땅거북은 1850년대에 목격된 것을 끝으로 가장 먼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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