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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에서 뱀을 활용하는 방법

글 : 리베카 레너 사진 : 대니얼 레빗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외래종 비단뱀이 서식지에 막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기발한 의류 디자이너들이 이에 대한 참신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자정이 막 지난 시각, 엘 바베이토(29)는 자신의 소형 트럭을 몰고 미국 플로리다주에 자리한 에버글레이즈 습지로 깊숙이 들어갔다. 습지의 좁은 길을 따라 몇 시간을 달린 후, 우뚝 솟은 낙엽송과 요란하게 생긴 파인애플과 식물 브로멜리아드를 지나치던 그녀가 갑자기 길가에 차를 세우고는 원시 시대의 식물처럼 생긴 고사리 덤불에 손전등을 비췄다. “비단뱀이에요!” 달빛을 받아 매끈한 사슬 갑옷처럼 반짝이는 비늘의 광택을 가리키며 바베이토가 외쳤다. 그다음은 총을 꺼낼 차례였다.

애초에 버마비단뱀이 어떻게 에버글레이즈 습지로 오게 됐는지 또는 현재 몇 마리가 이 습지에 서식 중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적게 잡아도 그 개체수는 수만 마리는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식욕이 왕성한 이 뱀이 미국에서 중요한 생태계 중 하나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빠른 속도로 번식하는 동시에 멸종위기에 처한 숲쥐부터 나무황새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입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면서 말이다. 이 지역에서 버마비단뱀의 천적은 악어를 제외하면 거의 없기 때문에 녀석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살처분뿐이다. 지난 25년간 조직적인 연례 사냥과 주 정부가 고용한 퇴치 요원들, 포획 및 사살에 참여한 바베이토 같은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2만 3500마리가 넘는 비단뱀이 플로리다주 남부의 습지에서 제거됐다.

뱀 사냥꾼 대부분이 사체를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부패하도록 내버려두지만 바베이토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그녀는 비단뱀을 안락사시킨 후 녀석의 사체를 조심스럽게 트럭 뒤에 실어 집으로 가져갔다.
 
버마비단뱀 사냥꾼은 대부분 녀석을 안락사시킨 후 처분한다. 그러나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의 의류 디자이너 엘 바베이토는 자신이 사냥한 뱀을 장신구로 재탄생시켜 에버글레이즈 습지를 잠식하는 생태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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