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왕국은 바로 우리 눈앞에 있다. 그 세계는 강렬한 색과 극적인 움직임을 뽐내는 변화무쌍한 존재들로 가득하지만 너무 작아서 놓치기 쉽다. 그래서 몇 년 전에 사진작가 이시구로 타쿠야는 사진기의 감지기와 중심 렌즈 사이에 확대 렌즈를 삽입해 자신의 사진기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이런 개조 작업은 매우 까다롭다. 어느 하나라도 잘못 배치하면 사진의 화질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진기 개조를 완벽하게 마친 그는 일본 미야기현 오사키에 있는 자택 주변의 호수와 들판에서 곤충들의 아주 작지만 찬란한 삶을 포착할 수 있었다. 이 새로운 시각 덕분에 그는 “자연의 기발함에 깊은 경외심”을 갖게 됐다.
이시구로는 이 무척추동물들이 먹이를 찾고 짝짓기를 하며 굴을 파는 과정에서 놀라운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곤충을 표본이 아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바라보게 됐다.
나나니벌은 메뚜기와 매미를 사냥해 새끼에게 먹인다. 하지만 녀석의 주식은 꽃꿀이다. 일본 니카호 같은 도시 지역에서 이 벌의 밀원은 주로 거지덩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