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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피해’

글 : 제임스 로스 가드너 사진 : 기디언 멘델

지난해 역사적인 산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약 150km² 면적이 불에 타고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다수의 생존자가 불길이 지나간 뒤 자택과 자신 안에서 발견한 것들을 간직한 채 새로운 형태의 일상에 적응해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초대형 재난의 시대에 언어는 그 한계를 드러낸다. 우리는 ‘최악의’ 폭풍, ‘최다 인명 피해를 낸’ 홍수, ‘최대 규모의’ 산불 등 형언할 말을 찾아 헤매지만 최상급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1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서로 다른 두 지역을 초토화시킨 산불의 규모와 맹렬함을 어떤 말로 전달할 수 있을까? 겨울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주 남부의 날씨는 사상 최고로 건조했다. 샌타애나에는 최고 시속 약 160km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2025년 1월 7일 아침, 그 맹렬한 바람이 부촌 퍼시픽팰리세이즈 위의 언덕에서 국지적 화재를 일으키기 시작했으며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치솟는 불길이 주택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날 저녁, 40km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산불이 이튼캐니언에서 시에 편입되지 않은 지역인 앨터디나로 번지기 시작했고 밤새 긴박한 대피가 이어졌다.

말이 가장 무력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상실을 표현할 때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집과 소유물을 잃은 경우라도 말이다. “까짓것 물건일 뿐이잖아”라는 말은 잿더미 속에 오래전 세상을 떠난 부모의 유일한 사진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순간 위로가 되지 못한다. “다른 것들로 대체하면 되지”라는 말은 물려받은 장난감이나 대대로 내려온 목걸이와 함께 소멸된 연속성을 무시한다. 지역사회가 사라진 것은 또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튼 산불만으로 앨터디나에서 6000채 이상의 주택이 파괴됐고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초토화된 동네의 풍경을 설명하지 못한다.
 
맨 위에서부터(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 스콧과 마사 퀴글리, 퍼시픽팰리세이즈 (2) 라시드 알리, 앨터디나 (3) 미케일라 탤릿과 셰리 마르케즈, 퍼시픽팰리세이즈 (4) 길버트 곤잘레즈, 앨터디나 (5) 스콧 페어스, 말리부 (6) 윌리엄 램, 앨터디나 (7) 트레버와 킴벌리 켈리, 앨터디나 (8) 로라 하워드 파커, 앨터디나 (9) 클로이 니콜스와 리사 스위팅엄 그리고 캐럴, 내털리, 브루스, 얼리사 월린, 퍼시픽팰리세이즈 (10) 제니퍼 메이 니켈, 앨터디나 (11) 베로니카와 시메나, 유리얼 그리고 에리얼 라미레스, 앨터디나 (12) 하이디 몬태그와 스펜서 프랫, 퍼시픽팰리세이즈 (13) 앤마리 페니, 토팽가 (14) 알마데우스 스타 지오엘리, 앨터디나 (15) 제리 스티어와 KC 스티어, 토니 구드로, 퍼시픽팰리세이즈의 팰리세이즈 스크린 앤 글래스 (16) 리아나 러빙, 퍼시픽팰리세이즈 (17) 재커리 짐머만, 말리부의 하버 뮤직 스튜디오 (18) 마리 베넷과 콜 라이언, 앨터디나 (19) 안투아넷 베일리-레인스, 앨터디나 (20) 존 에반스, 퍼시픽팰리세이즈의 빌리지 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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