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의 비밀을 파헤치다
글 : 로언 제이콥슨 사진 : 저스틴 진
자연계에는 강철보다 다섯 배 더 강한 유기 물질이 존재하지만 그동안 인간은 그 물질을 생산해낼 수 없었다. 이제 유전 공학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우리는 그와 매우 흡사한 물질을 만들어냈다. 바로 개량형 실크인 ‘거미 실크’다. 이 물질은 의류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준비가 돼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미시간주 어딘가에서 누에 1만 마리가 첨단 소재의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누에들은 후텁지근한 한 창고 안에서 얼굴에 있는 분비샘으로부터 하얗고 끈적끈적한 가닥을 뽑아내 포도 알만 한 크기의 고치를 부지런히 짓는다. 수천 년 전 중국에서 처음 누에를 치기 시작한 이래로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실크는 세계 최상급 품질의 천을 만드는 데 쓰였다. 그러나 미시간주의 이 누에들은 앞서 존재한 수많은 누에와는 다르다. 이 누에들은 거미줄 혹은 그와 비슷한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무게가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천연물질과 인공물질을 막론하고 거미줄만큼의 강도와 탄성을 갖춘 물질은 없다. 같은 무게를 기준으로 강철보다 다섯 배 더 강하지만 100% 유기물인 거미줄은 “슈퍼히어로가 쓸 법한 물질”이라고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실크랩 소장 피오렌조 오메네토는 말한다. 거미줄은 마찬가지로 특별한 물리적 속성을 지닌 인공 소재 ‘그래핀’이나 ‘케블라’처럼 희소한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그래핀이나 케블라는 제조 과정에서 합성 화학 물질이 필요할 수 있다. 거미줄은 그래핀과 케블라의 기능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00% 유기물에 어쩌면 더 뛰어날 수 있다. 따라서 거미줄에 대한 기대감과 투자 열기가 끊이지 않았다. 거미줄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 더 튼튼한 방탄조끼부터 초경량 제트기, 차세대 백신 전달 수단까지 모두 만들 수 있었다. 그 비밀을 파헤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거미는 억지로 같이 살게 할 경우 서로 잡아먹기 때문에 사육이 불가능할 뿐더러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두고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형질 전환 누에는 부화한 지 한 달 정도 지나면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실 한 가닥으로 고치를 짓는데 실의 길이는 약 1.6km에 달하기도 한다.
그다음 단계로 고치를 삶아 섬유 가닥들을 묶고 있는 천연 접착 성분이 느슨해지도록 만든다. 이 작업을 거치면 과학자들이 이 첨단 소재를 펼쳐 원하는 대로 가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