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다
글 : 조 헤이건 사진 : 팀 데이비스
은은한 불빛이 비치는 일본의 재즈 카페에서 레코드판 애호가라는 하위문화 집단이 함께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을 지켜나가며 시끄러운 현대 사회에서 사라진 심오한 감각적 경험을 되살리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어느 토요일 오후, 우리는 인스타그램에서만 보던 것을 찾아 일본 도쿄의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의 좁은 골목길을 거닐었다. 쇼핑을 나온 사람들이 빈티지 티셔츠를 찾아 돌아다니고 가게 앞에 설치된 공간에서는 여성들이 립스틱 색깔을 시험해보고 있는 가운데 간이식당에서 조리한 카레 냄새가 사방에 풍겼다.마침내 우리가 찾던 수수한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좁은 계단통을 오르자 창 없는 출입문이 나타났다. 살며시 노크한 뒤 아늑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으로 발을 들였다. 나무 패널을 두른 내부는 주렴과 재즈 하피스트 앨리스 콜트레인의 초상화로 장식돼 있었다. 거대한 스피커 두 대를 향해 쌍쌍이 앉은 사람들이 경건한 자세로 집중했다. 턴테이블이 돌았다. 차임벨 같은 비브라폰 소리, 날카로운 색소폰 소리, 섬세한 드럼 연주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 외에 들리는 소리라고는 잔이 쨍그랑 하며 부딪치는 소리와 간간이 들리는 속삭임뿐이었다.
우리가 간 곳은 ‘마사코’라는 재즈 킷사, 즉 카페였다. 여기서는 음악이 단순한 배경 음향이 아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이곳의 주요 행사다. 일본 전역에는 킷사가 수백 개 있는데 마사코는 그중에서도 진수를 보여준다. 1953년에 문을 연 마사코는 미국의 재즈 작곡가 찰스 밍거스와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맬 월드론이 일본 순회공연 중에 다녀간 곳이다. 마사코의 현재 주인인 하야시 모에코는 지금은 작고한 마사코의 창업자 오쿠다 마사코가 생전에 소장했던 음반과 미술품을 물려받은 후 2020년에 이 공간을 인수했다. 하야시는 10대 시절인 1980년대에 떠들썩한 재즈 음악과 만화책 더미에 이끌려 이곳을 알게 됐다. 처음에 그녀는 킷사를 외래문화로 추정했다. “일본이 따라한 것이라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