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공원의 모더니즘 건축물들
글 : 캐스린 오셰이-에반스 사진 : 오언 데이비스
20세기 중반의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소속 설계자들은 시골풍 목조 건축에서 벗어나 매끈한 선과 콘크리트를 택하기 시작했다. 한때 흉물로 여겨졌던 이 구조물들은 이제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1956년에 미국의 국립공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미국의 보석 같은 곳들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어진 10년의 번영기 동안 방문객 수가 두 배 넘게 늘었는데 공원 측에서 그 많은 방문객을 맞을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해 여름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원에 입장했으며 그중 다수가 전후에 제작된 대형차를 타고 도착해 자동차가 갓 생겨난 시대에 설계된 오래된 도로 위에 차를 대곤 했다. 일손이 부족하기 일쑤였고 관광 안내소 역할을 하던 몇 안 되는 소박한 건물들은 유지 보수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위태로운 상태에 놓인 국립공원들을 현대화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10개년 계획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션 66’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NPS 설립 50주년을 맞는 1966년까지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접근성과 방문객 편의에 중점을 둔 이 프로젝트 덕분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미국이 자랑하는 일부 절경을 좀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프로젝트의 중심에 있었던, 특정 목적으로 설계된 구조물들은 수십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자체적인 아름다움을 갖춘 명소로 평가되기 시작했다.
미션 66 프로젝트를 통해 국립공원 한가운데에 관광 숙박 단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당시 NPS 청장은 이를 “야생 환경 속 문명의 공간”이라고 칭했다. 급성장하는 교외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쇼핑센터에서 영감을 얻어 관광 안내소라는 개념도 새롭게 도입됐다. 또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사냥용 오두막과 독일 바이에른식 별장 사이 어딘가에 속하는 건물들이 주를 이뤘던 국립공원에 미드 센추리 모던 양식의 건축물들이 생겨났다.
수백 개까지 늘어난 신축 건물들은 대부분이 밋밋하면서 실용적으로 지어진 관리소와 사무실, 직원 숙소였다. 그 외의 건물들은 건축가들이 설계한 것으로 처음 지어질 때부터 그 후로 수십 년간 논쟁거리가 되고 조롱을 당했으며 무시받기 일쑤였다.
전통주의 성향의 잡지 <내셔널 파크스>의 편집자는 1950년대 반모더니즘에 대해 다룬 글에서 한 건물을 두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하다”고 비평했다. 미션 66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은 건물들을 철거하자는 목소리가 퍼지기 시작했던 1997년에는 한 사학자가 “다소 유감스러운 건축 유산”이라는 표현으로 이 건물들을 요약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인들이 교통 혼잡이나 인구 과밀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들과 연관 짓지 않게 됐다는 것이 그의 추측이다. “현재 미국의 경관이 너무도 엉망이 된 나머지 사람들이 모더니즘 양식의 건축물을 보고 예스럽다고 느끼는 것이죠.” 카가 씁쓸한 말투로 덧붙인다.
이는 건축사학자 크리스틴 마드리드 프렌치가 30년 전 NPS에서 일할 때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그때는 1956년부터 1966년 사이에 지어진 대부분의 건물들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 랜드마크스’에서 상임 이사를 지내고 있는 프렌치가 설명한다. 다수의 건물들이 수리해야 할 때를 놓친 상태였고 천연 및 역사적 자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자연 경관을 해치는 존재로 여겨졌다. 프렌치에 따르면 미션 66 건축물들은 “‘존속의 기로’에 서 있었다.”
그중 일부는 결국 살아남지 못하고 2000년대에 잇따라 철거됐다.
하지만 이 건물을 잃은 것이 다른 미션 66 건축물들에 대한 재평가를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노이트라가 설계한 미국 애리조나주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국립공원의 페인티드 데저트 공동 시설은 미국 국립사적보존신탁에 의해 국보로 지정됐다. 사실 1990년대에 철거될 예정이었던 이곳은 유리와 치장 벽토로 장식된 낮은 건물 여러 채로 구성돼 있으며 2017년에는 미국 국가역사기념물이 됐다.
“그 원형 건물이 사라진 뒤 변화가 일기 시작했어요. 미션 66 건축물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죠.” 프렌치는 말한다.
이후 이 시대 특유의 디자인은 그 명성이 점점 높아졌으며 오늘날 NPS는 모더니즘 양식의 건물들이 더 이상 방문객들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이를 철거하기보다 현실에 맞게 재사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물론 미션 66의 목적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동차 관광의 시대를 맞아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대대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었다. 미션 66의 설계자 및 건축가들은 “이렇듯 구체적인 방문객들의 경험에 큰 관심이 있었다”고 보존 전문 컨설턴트 베키 젤러는 설명한다. 젤러에 따르면 기념품 가게나 매점 등 새로 추가한 요소들 때문에 본래의 의도가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미션 66 건축물들의 품격 있는 본래 목적을 높이 평가한다. 주차부터 환영, 그리고 해설로 이어지는 세심하게 짜인 일련의 과정을 통해 방문객을 안내하고, 마지막에는 ‘밖으로 나가서 자연을 탐험하라’는 메시지로 정점을 찍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흔히 국립공원의 전경을 보여주는 거대한 창이다. 이는 관광 안내소를 뒤로하고 자연을 만끽하라는 유도 장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