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됐을까?
화석, 그랜드 캐니언, 그리고 우주에 이르기까지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연대를 밝히는 일이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간단한 원리와 신기술을 동원해 연대측정의 새 장을 열어 나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쉽게 피곤하고 몸이 찌뿌드드할 때면 나는 책상 한구석에 놔둔 돌덩이를 바라본다. 짙은 회색빛에 장석이 군데군데 박혀 있어 화강암과 비슷해 보이는 이 돌은 편마암이다. 나는 이 돌을 캐나다 노스웨스트 준주의 아카스타강 유역에서 주웠는데 한 가지만 빼면 굳이 다른 편마암과 다를 바 없다. 그 한 가지는 이 돌이 40억 년도 더 전에 형성된 지층에서 나왔으며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암석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는 점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장구한 세월이다. 지구가 생긴 이래 대륙들은 갈라지고 재배치됐지만 이 돌을 구성하는 원소들은 지구 생성 초기에 결합된 후 지금껏 변함이 없다. 1m짜리 줄을 1년으로 친다면 지구와 달 사이를 네 번 반 넘게 왔다갔다 할 수 있을 정도로 긴 줄이 있어야 아카스타 편마암의 나이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을까? 자연이 출생신고서를 발급하는 것도 아니고 동전처럼 발행년도가 찍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과학자들은 뼈나 암석, 행성, 혹은 별들을 구성하는 원자들 속에서 나이를 알려주는 시계를 발견해 활용할 줄 알게 됐다. 이들은 자연이 제공하는 이런 정밀 시계들을 통해 대륙, 생명체, 인간 문명, 은하 등을 탄생시킨 힘을 이해한다. 인류 역사는 자연의 역사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130억 년쯤 되는 우주의 역사를 하루로 친다면 10만 년 전 현생인류가 등장해 농사 짓는 법을 터득하고 역사를 기록해왔던 지난 세월은 해질녘에 나타나는 반딧불이에나 비유할 수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