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의 전쟁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의학계는 각종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듯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 옛날 전염병들이 다시 나타나고 새로운 병원체들이 출현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20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이 머지않아 많은 전염병을 박멸시킬 수 있다고 장담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부끄러운 현실이다. 위생상태 개선, 모기 퇴치, 세계 전역에서의 예방 접종, 항생제 투여 등을 통해 인류는 '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듯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질병과의 전쟁 초반에 거둔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병원체가 인간의 커다란 두뇌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것은 성급한 오산이었다. 생물테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염성 질병에 대한 진실이 희미해지고 있다. 계획적 테러가 아니더라도 질병은 인간이 겪는 고통의 주요 원인이자 아주 큰 불안 요소다. 전 세계 조기 사망(45세 이전의 죽음) 원인 중 거의 절반이 감염성 질병이다. 개도국에 사는 약 3000만 명의 유아들은 선진국 유아들이라면 당연히 접종 받는 백신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홍역으로 목숨을 잃는 유아가 매년 100만 명에 이른다. 보건정책이 제대로 시행되는 국가들에서는 확연히 드러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병원체의 입장에서 보면 오늘날의 세계는 항생제와 백신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풍성한 식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부유한 국가들에서 이런 질병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세계의 어느 국가도 다른 국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주는 교훈은 모든 나라가 취약하다는 거죠. 감염성 질병은 어디서 시작되든 멀리까지 확산돼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WHO의 전염성 질병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헤이만의 말이다. 많고도 다양한 병원체의 온상이 되는 나라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아무리 부유하고 안전해 보이는 국가라도 건강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 받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