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b>다뉴브강</b>

유서깊은 독일의 성곽들을 지나며 중부 유럽에서 흑해까지 유유히 흐르는 다뉴브강은 1999년 나토 공습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고자 애쓰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동쪽으로 흐르는 다뉴브강은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흘러 간다. 오스트리아의 바카우 계곡은 종교와 와인의 땅이라 할 수 있다. 멜크와 크렘스의 언덕배기에 각각 자리잡은 거대한 중세 수도원에서 내려다보면 계곡의 계단식 포도밭들이 마치 하느님의 축복을 갈구하며 한 계단씩 수도원 쪽으로 올라오는 듯하다. 하얀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핀 강가에는 옛 성터들도 보인다. 바카우 계곡의 풍경도 매혹적이지만 비엔나만큼 다뉴브강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곳도 없다. 나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아침마다 들러 커피를 마셨다는 카페 란트만하우스에서 외국 신문들을 뒤적이며 진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리히텐슈타인 궁전에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왈츠 공연을 관람했다. 멜로디만 들어도 비엔나가 연상되는 음악이다. ------------------------------------------------------------- 유고슬라비아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에 대한 향수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1999년에 나토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감행한 코소보 지역 알바니아계 주민들에 대한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유고슬라비아를 공습한 바 있다. 베오그라드에서 75km 상류에 위치한 노비사드는 공습으로 인해 정유공장 하나와 교량 세 개가 파괴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한 서민층 주택가에서 만난 야즈민카 바이치라는 여인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남편을 잃은 얘기를 들려준다. "1999년 6월 8일 밤, 12시 20분이었죠. 폭탄이 주택가에 그렇게 가깝게 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집 문간에 서 있던 그녀의 남편은 길 건너편에 떨어진 폭탄으로 인해 변을 당했다고 한다. "남편 비석을 마련하느라 기르던 가축을 몽땅 팔아야 했답니다." 어느 작은 선착장에서 만난 벨리미르 테오도로비치라는 어부도 나토의 공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와 나는 배에 올라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두 개가 물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는 곳으로 갔다. 콘크리트 구조물이란 다름 아닌 '자유의 다리'였다. 다리는 V자형으로 꺾인 부분이 물에 잠겨 있었다. 테오도로비치는 배를 한쪽 구조물에 대고 그 위에 오르더니 하류 쪽을 가리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바로 저기서 철갑상어와 메기를 잡고 있는데 폭탄이 떨어졌어요. 사람들이 차에서 뛰쳐나와 달리기 시작하더군요. 나는 그들에게 배에 타라고 소리쳤지요. 폭탄이 다리에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테오도로비치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의 배에 7명이 허겁지겁 타자마자 폭탄 두 발이 다리에 떨어졌던 것이다.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