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방과의 아주 특별한 만남
예술가 조지프 시어가 우중충한 빛깔의 해충으로만 알고 있던 나방을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해냈다. 그가 담아낸 아름답고 매혹적인 나방들을 만나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프 시어는 나방 채집을 시작하면서 앨프레드대학에 있는 자기 사무실을 유인 장소로 삼았다. 퇴근할 때 불을 켜놓은 채 창문을 열어두고, 다음날 아침 출근해 밤새 날아든 나방들을 채집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수많은 나방들이 모여들긴 했지만 나방과 함께 모여든 다른 벌레들을 치우느라 일이 많아진 청소부들의 불평이 커졌다. 결국 시어는 동료 마크 클링겐스미스의 뜰로 채집 장소를 옮겼다. "마크는 정원 가꾸는 취미가 있어서 뜰에 갖가지 식물들이 자라고 있지요. 나방은 그런 환경을 좋아한답니다." 시어의 말이다. 두 사람은 하룻밤에 석유 20리터를 쓸 정도로 여러 개의 등불을 설치해두고 불빛이 비치는 흰 천을 막처럼 쳐두었다. 그러고는 지켜보았는데,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드는 나방, 천천히 날개를 펄럭이며 날아드는 나방, 곧바로 돌진하며 날아드는 나방 등 각양각색이었다. "첫 채집 기간중에는 매일 밤 다른 종류의 나방을 잡았어요. 우리는 곧 나방의 다양한 무늬와 빛깔에 매료됐죠." 시어가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앨프레드대학 전자예술원의 엔지니어인 클링겐스미스는 나방을 입체 영상으로 읽어 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 필름 및 슬라이드용 스캐너를 개조했다. 이 스캐너는 엄청난 양의 정보(6700만dpi(1인치당 점의 수를 나타내는 해상도의 단위))를 읽어 들이기 때문에 표본 1개를 스캔하는 데 20분까지 소요되고 생성된 자료 파일은 용량이 워낙 커서 작은 나방 두 마리의 이미지만 넣어도 CD 한 장이 꽉 찰 정도다.
스캔 데이터는 해상도가 매우 높아 2700%까지 확대해도 아주 선명하다. 실제 크기는 손가락 끝에 올려놓을 정도지만 이렇게 확대하면 86×116cm짜리 아트지에 꽉 들어찬다.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나방의 몸통과 날개에 있는 미세한 비늘도 선명하게 보인다. 시어는 이미지를 스캐너에서 모니터로, 또 프린터로 옮기는 각 단계마다 나방 표본을 앞에 두고 디지털 이미지와 계속 대조해가며 작업한다. "나방 한 마리마다 몇 시간씩 소요된다"며 시어는 "스캔 이미지의 컬러를 수정하고 프린터를 조정해서 최종 이미지가 실제의 나방과 똑같게 만드는 거죠. 완벽해야 하니까요" 하고 덧붙였다.
채집 경험이 축적되면서 시어와 클링겐스미스는 스스로 터득한 곤충 다루는 기술을 점차 개선시켜나갔다. 특히 미소나비목이라 불리는 초소형 나방들은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손가락 하나 까닥 잘못 놀리기라도 하면 날개가 떨어져버리거든요. 이런 나방들을 다룰 때는 커피도 덜 마시려고 노력하죠"라고 시어는 말한다. 그러나 비교적 손을 안 떨고 녹차를 즐겨 마시는 클링겐스미스조차도 스캐너 위에 나방들을 늘어놓을 때면 혹시라도 흐트러질까봐 숨을 죽인다. 그는 핀셋으로 나방의 날개 위에 작은 추 같은 것을 올려놓아 나방이 스캐너 유리판 위에서 움직이지 않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