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주부원숭이
코주부원숭이는 긴 코 때문에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우아한 자태와 뛰어난 수영 실력까지 겸비한 멋쟁이 원숭이다. 그런데 환경파괴로 인해 이 희귀 원숭이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보르네오섬의 살라크강이 홍수림과 늪지대 숲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고 있다. 이곳이 바로 코주부원숭이들의 주요 서식지다. 바코국립공원 인근에 잠복해 있던 나는 운 좋게도 보기 드문 장면을 포착했다. 나무 밑으로 내려와 해변을 걷던 코주부원숭이 한 마리를 발견한 것이다. 덕분에 녀석의 걷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는데, 나무 위 생활에 걸맞은 원숭이답게 긴 다리가 우아해 보였다. 인상적인 꼬리의 기능은 뭔가를 쥐는 것이 아니라 높이 도약할 때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으로 추정된다.채식을 즐기는 녀석들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뉜 커다란 위(胃) 때문에 만년 배불뚝이처럼 보인다. 위 속에는 각종 박테리아가 있어 씨앗·잎·설익은 열매 등을 소화시킨다. 잘 익어 달콤한 열매는 발효가 빨라 위를 부풀리므로 금물이다. 코주부원숭이들은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으며 확실치는 않으나 남은 수가 8000마리를 밑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나마 현상 유지를 하려면 넓은 숲이 있어야 하는데 거주지·경작지·습지의 배수시설·광업·사냥·새우 양식·산불 등 온갖 위협들이 도사리고 있어 녀석들의 처지는 그야말로 코가 석 자나 빠져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