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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항공소방대

50년 된 낡은 항공기에서 산불에 휩싸인 시베리아 침엽수림으로 몸을 날리는 러시아 항공소방대원들은 몇 분 동안 공중을 나는 스릴을 맛보기 위해 며칠 동안 땅을 파며 산불과 싸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알렉산드르 셀린은 러시아의 중부 시베리아 항공소방대 대장이다. 그는 아주 직설적인 성격이라 서툰 영어로도 자기 생각을 그대로 말한다. 우리에게 경찰은 "쓰레기"라고 하는가 하면, 보드카는 "휘발유"란다. 그의 운전기사는? "러시아 야만인"이다. 그러면 '조심'은··· 그의 사전에는 없는 단어인 모양이다. '조심'은 겁쟁이들이나 미국인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란다. "러시아에서는 안전벨트가 필요 없어요."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한 직후 우리 차가 경찰 검문소를 빠져 나오자마자 알렉산드르는 이렇게 외치더니 운전기사와 동시에 안전벨트를 풀어버리는 것이었다. 우리는 취재를 도와준 알렉산드르를 며칠 만에 '빅 보스'로 불렀다. 그는 가슴이 떡 벌어지고 손가락도 굵직굵직하다. 말도 포환 던지듯 툭툭 내뱉는다. 그는 항공소방대원 500명으로 800만km2(한반도 면적의 약 3.6배)에 달하는 광대한 영토를 관장하고 있다. 대원들은 항공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거나 헬리콥터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가 북극 툰드라(동토대)에서부터 몽골 국경까지 뻗어 있는 북방침엽수림의 산불을 진압한다. 사진기자 마크 시슨과 나는 이들의 활약상을 직접 보기 위해 시베리아에 왔지만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남쪽으로 300km 넘게 떨어진 슈셴스코예를 향해 절반쯤 왔을 때는 과연 화재 현장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우리 일행은 배기 가스를 뿜어대는 볼가 자동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산악지대를 전속력으로 질주했는데, 커브를 돌 때도 차는 시속 150km로 달렸다. 마주 오는 차량을 볼 수 없는 언덕배기를 오를 때도 다른 차들을 추월하느라고 반대 차선으로 달리는 바람에 정면 충돌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일이 거듭됐다. 결국 우리 일행이 탄 앞차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트럭 옆을 스치면서 접촉사고를 냈다. 우리는 차를 도로변에 세워놓고 피해 정도를 살펴보았는데, 문짝 하나가 움푹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양쪽 모두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만 으쓱하더니 각자 자기 차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다시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 러시아 항공소방대의 대형 헬리콥터 Mi-8을 처음 타봤는데, 안전벨트는커녕 좌석조차 없었지만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알렉산드르는 우리의 방문을 주말 낚시 산행에 친구 몇 명 데려가는 정도로 여기는 듯했다. 그날 오후 알렉산드르는 낚시 캠프에서 보드카를 마시면서 러시아인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들려줬다. 그는 미국 현장을 견학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와 아이다호주에 가서 소방대의 헬리콥터에 탑승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 대원들은 모두 안전벨트와 규율에 묶여 꼼짝 않고 있더라면서, 그는 "돌아다니지 마, 떠들지 마!"라고 흉내를 냈다. 하지만 기내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화재 현장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화재의 규모를 알 수 없고 다들 조용히 있으면 진화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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