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잊혀진 보물들
오랫동안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이집트 유물들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 1800년대부터 발굴돼 세상에 나오자마자 다시 어두운 지하 창고에 갇혀버렸던 석관, 조각상, 가면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카이로의 이집트 박물관이 개관 100주년을 기념해 최초로 일반에게 공개하는 고대 이집트의 경이로운 보물들을 만나본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이집트 박물관의 개관식이 있던 1902년 11월 15일, 1800년대에 발굴된 유물들이 고대 이집트의 찬란함을 뽐내며 공개됐다. 그리고 이날 이후에도 저명한 고고학자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거대한 조각상, 신비로운 미라, 투탕카문의 황금 등 많은 보물들을 발굴해냈으며 이 중 다수가 전 세계 박물관 진열장에 전시됐다. 하지만 연구나 전시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어두운 창고 속에 묻혀버린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지난 달부터 열리고 있는 이 전례 없는 전시회를 기획했고, 올 여름 내내 작품들을 찾아 전국의 유적은 물론, 이 곳 이집트 박물관 내부까지 샅샅이 조사하러 다녔다. 그 결과, 학자들에게조차 생소한 작품들을 포함해 이집트의 찬란했던 문명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유물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한여름인데다 박물관 100주년 기념일이 몇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 기획팀은 서둘러 조사에 착수, 2주 만에 이집트 전체를 종단(아래 지도)하면서 왕조이전시대부터 그리스·로마시대까지 3000년의 역사를 수놓았던 숨겨진 보물들을 선별했다. 그러는 동안 박물관에선 인부들이 지하실 한 쪽을 전시 공간으로 개조하는 데 온 힘을 쏟았고, 오가는 사람도 없이 먼지만 쌓인 채 나무 상자들로 빈틈 없이 들어차 있던 미로 같은 공간은 이집트의 영광스러운 과거를 체험할 수 있는 무대로 탈바꿈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나는 1902년에 박물관으로 유물들을 옮기는 와중에 조각상 하나가 잠시 사라졌던 일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보안이 철저해져 이런 불상사가 없다. 이번에 우리 팀이 유물 창고에 갔을 때도 각 입구가 철사와 자물쇠로 봉인돼 있었고, 그 위에는 마지막 관리자의 이름이 찍혀 있었다. 또한 선택된 유물들은 나무 상자에 넣거나 발포비닐로 싸서 무장한 트럭에 실어 호송했다. 트럭들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카이로의 혼잡한 길을 빠져나와 경비가 세워져 있는 박물관 뒷문에 도달했으며, 큐레이터들은 모든 유물들을 지하로 운반한 후에야 포장을 뜯어 이들의 화려한 첫선을 준비했다. 유물을 제작한 사람들은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그들의 무덤 또한 모래 속에 묻혀버려 이름조차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 박물관은 그들의 유산을 새 천년에도 잘 보존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