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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카멜레온, 오징어

오징어 중에는 섬세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종이 있는가 하면 바다의 괴물을 연상시키는 종도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바꾸는 재주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멕시코의 캘리포니아 만에서 나는 요란한 밤을 보냈다. 작은 어선에서 강한 불을비추자 거대한 오징어들이 펄떡여서 바닷물이 요동쳤다. 오징어가 어찌나 큰지 녀석들을 처음 보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어떤 놈은 크기가 성인 남자만해서 몸집이 거의 2m에 달하고 몸무게가 70kg에 육박했다. 30년 넘게 오징어를 연구해 온 나로서도 이렇게 큰 오징어는 처음이다. 사진기자인 브라이언 스케리와 나는 잠수복을 착용하고 점보오징어라고도 불리는훔볼트오징어가 들끓는 바다 속으로 발부터 입수했다. 동태평양 전역에 서식하는점보오징어는 사나운 해양 포식자로, 정어리에서부터 잠수부까지 닥치는 대로 공격한다. 입수 때 생긴 공기 방울이 눈앞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점보오징어가 브라이언의 팔을 건드리는 통에 그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그는 재빨리 잠수용 칼을 꺼내 방어하려 했지만 그 커다란 오징어는 이미 달아난 뒤였다. 무시무시한 오징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으레 대왕오징어를 연상하곤 하는데,선원들 사이에 전해지는 이야기와 TV 다큐멘터리에서 종종 잡기 어려운 바다 괴물로 묘사되는 종이다. 그러나 오징어는 이 외에도 다른 종이 280가지나 더 있으며, 엄청나게 큰 녀석에서부터 아주 작은 녀석까지 전 세계 바다에 널리 분포되어 산다. 브라이언과 나는 거의 네 달 동안 케이프코드에서 베네수엘라, 캘리포니아 주에 이르는 바다 속을 누비며 녀석들의 세계로 잠수해 들어갔다. 나는 매사추세츠 주 우즈홀 소재 해양생물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오징어뿐 아니라오징어가 속한 연체동물문, 그리고 문어, 낙지, 갑오징어, 앵무조개 등의 두족류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오징어는 널리 알려진 대로 여덟 개의 다리와 두 개의 촉수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앵무새 부리를 닮은 날카로운 주둥이가 있으며, 혈액이 아가미로 흐르도록 펌프질하는 두 개의 아가미심장과 중앙 심장을 합쳐서 세 개의 심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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