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인스타그램 보기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키즈

매거진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기적의 남아프리카 삼각주

보츠와나에 계절성 홍수가 찾아오면 바싹 말라버린 초원은 아프리카 최대의 오아시스로 탈바꿈한다. 오카방고 강속을 내려가 보기에 이보다 좋은 때는 없다. 악어만 조심하면 된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삼각주의 물에 악어떼가 가득 차는 것이다. 여러 오카방고 부족들 중 하나인 바예이족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시에서 이렇게 읊는다. "나는 강이라네. 강의 수면은 네게 생명을 주지만 물밑은 죽음을 준다네." 사진기자 데이비드 두벌레이와 내게 가장 중요한 작업이 바로 강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전에 그 어느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악어의 시각에서 삼각주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배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우리의 잠수복과 스쿠버 장비를 보고는 악어취재에 대해 그들의 생각을 주저 없이 말했다. 관자놀이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며 정신 나간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듯했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때는 겨울이었고, 악어는 파충류이기 때문에 신진대사가 느려졌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엄지 손가락만한 이빨을 가진 5m짜리 악어가 둔해졌기를 바랄 뿐이었다. 더 큰 악어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강기슭에서 햇볕을 쬐며 보낸다. 만일 방해를 받게 되면 바로 강 속으로 미끄러져 갈 수 있도록 비탈진 길과 연결된 골에서 휴식을 취한다. 입을 벌리고 있는 악어도 있다. 과거에는 악어새들이 악어의 이빨 사이에 낀 고기를 먹도록 입을 벌리는 것이라고 상상했으나, 지금은 그것이 체온 조절을 도와주고 턱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밤에 기온이 떨어지면 온기를 좋아하는 악어들이 사냥을 하기 위해 물가를 떠다니며 활기를 띤다. 배를 타고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밝힌 불빛에 악어의 눈이 빨갛게 번뜩이고 있었다. 나일악어가 사람을 잡아먹는 몇 안 되는 포식자 중 하나라고 해도 내가 먼저 다가가 악어를 놀라게 해 녀석들이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막는다면 상황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날 밤, 우리 배가 가까이 다가가자 물속으로 들어간 2m짜리 악어를 관찰하기 위해 나도 함께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엉켜 있는 수련 줄기들을 헤치고 가 보니 악어 바로 위쪽에 내가 있었다. 그 다음,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아래쪽으로 잠수했다. 녀석은 대단했다. 옅은 황갈색 바탕에 검정색 무늬가 뚜렷했고, 등 위에 약간 솟아오른 인갑 두 줄이 톱니 모양을 한 꼬리의 용골돌기 쪽으로 합쳐지면서 마치 내릴톱처럼 들쭉날쭉했다. 깜박거리지 않는 두 눈의 홍채에는 멋진 줄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이빨은 마치 하얀 지퍼 같았다. 나와 악어는 50cm도 채 안 되게 떨어져 있었다. 이 순간 나의 신경계는 온통 아드레날린으로 넘치고 있었다. 악어가 움직였다. 나도 악어의 웅크린 근육질 다리에 전등불을 비춘 채 수생식물을 헤치며 따라갔다. 다음 순간, 악어는 꼬리를 크게 한 번 휘두르더니 더 깊은 곳으로 달아나 버렸다. 악어는 삼각주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수중 포식자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하마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친다고 했다. 좁은 물길에서 우연히 하마를 만나면 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하마가 한번 물면 카누를 두 동강 낼 수도 있다. 그리고 하마의 이빨은 마치 맥주 깡통을 뚫듯이 알루미늄 배에 구멍을 낼 수도 있다. 이 채식동물은 몸무게가 2톤이나 되지만 행동이 굼뜨지도 않다. 오카방고의 고기잡이 안내인인 가이 로브요트는 보트를 타고 시속 30km로 달아나는 동안 하마 한 마리가 계속 그를 따라온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배는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어요. 그런데 이 하마가 마치 배처럼 선수파(船首波)를 만들며 우리가 탄 배 옆으로 따라붙는 거예요." 그는 말했다. "심장이 덜덜 떨렸지요."

포토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