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우드
인도 뭄바이의 옛 이름인 봄베이를 할리우드에 빗대어 부르는 별칭인 볼리우드에는 영화 제작 편수와 관객 규모에서 할리우드를 앞지르는 세계 최대의 영화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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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 온화하며 경험이 많은 감독인 야시 초프라(72)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비르가 자라를 친척에게 소개시켜 주려고 민속 축제가 열리는 자신의 마을로 데려가는 장면이다. 우리는 뭄바이 외곽에 위치한 필름 시티에 있다. 이곳은 200ha 규모로 저택과 가난에 찌든 마을, 학교, 경찰서 등의 세트가 세워져 있는 동화 속 나라 같은 곳이다.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드는 볼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이 여기에서 촬영된다. 야시와 그의 아들 아디트야(33)는 '비르와 자라'의 촬영을 위해 야시의 고향인 펀자브 주의 모습을 재현해 냈다. 야시는 50년간 영화를 만들면서 연속적으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영화사인 야시 라즈 필름은 볼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제작사다. 요즘 야시와 아디트야는 함께 작업한다. 아디트야가 각본을 쓰고 야시는 연출을 하는 것이다. 세트장에서는 야시가 앞에 앉아서 지시를 내리고 아디트야는 모니터 앞에 앉아서 이를 바라본다. 아디트야는 펀자브 주 출신인 아버지의 뿌리를 되새기게 해 드릴 수단으로 '비르와 자라'의 대본을 썼다고 한다. 지금은 파키스탄 땅인 라호레에서 태어난 야시는 소년 시절에 가족과 함께 펀자브 주의 도시인 줄룬두르로 이주했다. 1951년에 그는 형과 함께 영화계에서 일하기 위해 봄베이로 왔다. 도시에서 수십 년 동안 산 뒤에도 야시는 여전히 펀자브 지방 음식을 더 좋아하고 말할 때도 펀자브 지방 억양을 심하게 구사한다. 그는 화려한 세계에 사는 시골 사람인 셈이다. 야시는 볼리우드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비결은 영화가 지닌 '건전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야시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이다. 그는 영화에 키스 장면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 "인도에서는 소년 소녀가 서로 사랑해도, 공공연히 입맞추는 것을 부끄러워 하죠."라고 그는 설명한다. 대다수의 볼리우드 영화에서는 두 연인이 중매 결혼에 반대한다고 해서 그냥 연인과 달아날 수는 없다. 반대하는 부모님들을 설득해야 한다. '비르와 자라'에서 두 남녀 주인공들은 환상 속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제외하면 서로 신체접촉도 하지 않는다. 1960~70년대에 야시는 현재 볼리우드 영화의 필수 요소로 여겨지는 여러 요소들을 영화에 도입했다. 낭만적인 줄거리, 화려한 의상과 세트, 이국적인 장소에서 부르는 기억하기 쉬운 노래 등이 그것이다. 지금 뭄바이에서 수백 명의 영화 스태프들이 비르가 자신의 연인을 집에 데려오는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밤샘 촬영을 하고 있다. 세트장에는 야시 옆에 비르의 삼촌 역을 맡은 배우인 아미타브 바치찬이 있다. 수십 년째 볼리우드의 전설적인 인물로 군림하고 있는 아미타브는 1999년 BBC에서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찰리 채플린, 로렌스 올리비에, 말론 브랜도를 제치고 "무대와 스크린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스타"로 선정되었다. 아미타브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기 위해 일어선다. 내 어릴 적 영웅이자 영화 속 우상이 63세의 나이에 MTV의 영향을 받은 춤을 추어야 한다는 것이 좀 품위가 없어 보인다. 두 팔을 활짝 뻗었다가 빙빙 돌리고는 다시 뻗는 무용수들의 동작도 약간 진부하다. 그러나 아미타브는 모니터로 방금 촬영한 노래 장면을 보고는 확실히 기뻐했다. "끝내주는군." 그가 웃으며 말한다. "우린 환상적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