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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를 둘러싼 희망과 분열

의사들은 언젠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마비에서 당뇨병에 이르는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이런 바람이 실현되려면 학계는 정치권에서 규정한 연구 제한 요소들과 싸우면서 타협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태초에' 하나였던 세포가 둘이 되고 둘이 된 세포는 넷이 된다. 그리고 여러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인간이 될 잠재력을 지닌 구체로 '생육하고 번성한다.' 과학자들은 발생한 지 얼마 안 된 인간 배아에서 순수한 세포들을 추출해, 모체의 자궁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기적, 즉 이것들이 간(肝), 뇌, 피부, 뼈, 신경세포와 같이 인체를 구성하는 200여 가지 세포로 변모하는 기적이 무균 격리기에서도 일어나기를 오래전부터 꿈꾸어 왔다. 이 꿈이 실현된다면, 인슐린 펌프나 티타늄 인공관절과 같은 조잡한 기계 장치가 아니라, 자가 생성된 살아 있는 대체물로 병든 기관과 조직을 치료하는 의학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현대 생물학의 난제인 재생 의학의 신기원을 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혁명은 거의 언제나 혼란을 수반한다. 그래서 미국 위스콘신대학 매디슨 캠퍼스의 과학자인 제임스 톰슨이 불임클리닉에서 사용하고 남은 배아의 세포를 추출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1998년 11월 발표했을 때, 그와 동료 과학자들은 예상보다 심한 반발에 직면했다. 그 정도의 성과라면 주요 연방 연구사업으로 채택되는 것이 통례였다. 그러나 이 연구의 경우 삽시간에 종교와 정치의 격랑에 휘말렸다.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배아를 어디서 구할 것이며, 도움을 기다리는 환자 수백만 명을 치료하려면 얼마나 많은 배아를 파괴해야 할 것이냐는 의문이 교회와 의회, 급기야는 대통령 집무실에서도 제기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가 이에 관한 논쟁에 휘말렸던 것이다. 이를 가장 염려하는 사람들은 배아를 생명권이 있는 연약한 사회 구성원으로 보는 자들과 배아에서 세포를 얻는 것은 식인과 마찬가지라고 비난하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소설 '멋진 신세계'에서처럼 여분의 신체 기관을 배양하는 '배아 농장'과 '복제 공장'이 판칠 거라고 경고한다. 또한 그들은 출산 시 대개 버려지는 탯줄뿐 아니라 성인의 골수나 다른 신체 기관에서도 얻을 수 있는 미성숙 세포인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도 동일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일부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성체줄기세포를 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성체줄기세포가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되었다며 반박한다. 이들은 세계 각지에 있는 불임클리닉의 냉동기에 폐기 처분을 기다리는 불필요한 배아들이 가득하다고 지적한다. 배아 하나하나는 이 문장 끝에 찍은 마침표보다도 작다. 그 속에는 신경계라고 식별할 만한 특징이나 기미도 없다. 지지자들은 배아의 부모가 기증에 동의하는 경우, 환자 치료에 배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윤리적이라고 주장한다. 배아줄기세포가 약속하는 의학의 발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국인들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인 심장병을 예로 들어 보자. 배아줄기세포는 배양접시에서 함께 모여 섬뜩한 모습으로 박동하는 심근세포로 자랄 수 있다. 이 세포들을 심장병에 걸린 쥐나 돼지에 주입하자, 이들이 손상되거나 죽은 세포를 대체하여 회복을 촉진시켰다. 비슷한 연구에서도 줄기세포가 당뇨병과 척수 손상 같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반대론자들은, 동물연구에서 종종 배아줄기세포가 종양으로 자라는 경우, 혹은 치료를 위해 심장에 주입한 배아줄기세포가 뼛조각 등의 불필요한 조직으로 분화된 위험한 경우를 지적한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그런 경우가 드물고 이를 막는 방법들이 최근에 많이 연구되었다며 반박한다. 논쟁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들과 각국 정부는 그 논쟁이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독일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연구를 조금씩 허용해 주다 보면 결국엔 비윤리적인 인체 실험으로 치닫게 될 것을 우려해 이미 특정 방식의 줄기세포 연구 일부를 금지시켰다. 미국 같은 나라들의 경우, 연방 정부의 기금 지원에는 엄격한 제한을 가했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마음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영국, 중국, 한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는 신중하게 검토된 범위 내에서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윤리적인 감독은 물론 자금까지 지원하며 줄기세포 연구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정치적 분위기가 이렇게 다양한 가운데 전 세계 과학자들은 치료법들을 가장 빨리 개발하기 위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접근방식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면에서는 의견을 같이한다. 배아 발달을 둘러싼 신비로운 과정을 통제하는 기술이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하리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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