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경계경보
지난해의 기록적인 허리케인 시즌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기상 예보관들은 대서양 연안 지역이 앞으로 십여 년간 심한 태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분노에 찬 주민들이 황급히 떠나 버린 플로리다 주 베로 비치 앞에 있는 사주섬의 한낮 풍경이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나는 허리케인 '진(Jeanne)'이 남겨 놓은 잔재들이 흩어져 있는 도로를 들쑤시며 돌아다니고 있다. 경찰이나, 아니 운이 더 나쁘면 총으로 무장한 플로리다 주민에게 도둑으로 오인 받지 않길 바라면서 말이다. 돌풍과 함께 비가 간헐적으로 퍼붓는 가운데, 미처 대피하지 못한 몇몇 주민들이 둑길을 넘어 본토로 대피하기 위해 차 안에 마지막 짐가방이나 가보(家寶)를 던져 넣고 있다. 사실 진은 아이티에서서 이미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낸 대형 허리케인이다. 그 허리케인이 오늘 밤 최고 위력으로 상륙할 이 좁고 기다란 해안가의 섬은 분명 피해야 할 지역이다. 구경꾼들이 잇따라 도착하고 있는 해안가를 제외하면 개인 주택, 아파트 할 것 없이 대부분 유리창의 셔터를 내리고 그 위에 널빤지를 박거나 방수용 강력 테이프를 붙여 놓은 모습이 마치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 경찰관들은 사람들에게 대피를 종용하며 "여러분, 이곳은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라고 알리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관들이 다른 공공 해수욕장으로 가 버리자마자 더 많은 사람들이 허리케인을 구경하기 위해 나타났다. 대부분이 지역주민들로, 이들은 자기가 처한 운명을 저주하거나, 자연의 잔인한 아이러니에 대해 숙고하기 위해, 아니면 자포자기해서 앞으로의 상황을 그저 받아들이고자 이곳을 찾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