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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심 공원

글 : 제니퍼 애커맨 사진 : 에이미 톤싱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지친 영혼들을 위한 안식처

자연의 싱그로움을 느끼고 싶은 인간의 본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인류의 고향은 콘크리트 빌딩숲이 아니라 야생의 숲과 초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귀는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아니라 몰래 다가오는 포식동물의 발자국 소리와 폭풍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바람 소리를 들으라고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눈은 단조로운 회색 도시의 경관이 아니라 노랑, 올리브, 빨강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 과일이 익었는지, 잎이 부드러운지 알아볼 수 있도록 진화했다. 또한 인간의 뇌는 이런 오감을 통해 희열을 느낄 수 있게 진화했다.

파리 시민들이 죽은 도시 공간과 방치된 땅을 활기 넘치는 녹색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애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파리 19구의 뷔트쇼몽 공원을 예로 살펴보자. 한때 낡은 교수대가 놓여 있던 이 땅은 석고 채석장이 되었다가 다시 쓰레기 하치장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오늘날 푸른 언덕과 인공 동굴이 있는 목가적인 대공원 뷔트쇼몽에는 꽃과 새 소리, 잔디언덕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파리 시민들로 생기가 넘친다. 킥복서, 음악가, 수업노트를 보고 복습하거나 연극 대본을 외우는 대학생, 서로 뒤엉켜 뒹구는 연인들, 잔디밭에 앉아 쉬는 노인들을 볼 수 있다.

사실 파리 시민들은 작은 발코니나 버려진 자동차 공장, 폐업한 주차장, 방치된 철로, 심지어 신축 박물관의 거대한 곡선형 건물 앞 등 거의 어디서든 공원이나 정원을 만들 공간을 찾아낼 것이다. 그들은 대로를 포기하는 대신 가로수 그늘이 이어진 자전거 전용 도로를 택할 것이다. 아파트나 방송국 대신 마을정원을 요구할 것이다. 여름 한철 센 강변의 인공 백사장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시내 고속화도로의 교통체증도 감내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황량한 도시 구석구석을 거대한 녹색쉼터로 바꿀 수 있다고 상상할 것이다.

‘빛의 도시’ 파리의 시민들이 공원과 정원, 가로수와 자연이 들어설 수 있는 땅을 찾기 위해 애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콘크리트와 철로 가득한 환경에서 도시마다 녹색 공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거주(2030년에는 도시에 사는 인구의 비율이 60%까지 증가할 전망)하고 주택 건설, 학교, 복지사업, 소방, 치안을 위한 재원이 부족할지도 모르는 이 시대에 녹지 공간의 확충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실, 다른 많은 도시처럼 파리에서도 공원과 정원은 사치다. 혼잡한 파리 11구의 한 공터에 들어선 마을정원 ‘자르뎅 노마드’를 이용하는 주민인 마르탱 베트로는 말한다. “하지만 그런 공간은 꼭 필요합니다. 이곳 주민들은 자르뎅 노마드 덕에 땅을 일구며 식물이 자라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어요. 인간은 흙을 만지며 풀 냄새와 꽃 향기를 맡고,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며 살아야 합니다. 많은 이들에게 그런 활동은 치유의 효과가 있죠.”

최근 도심 공원과 공공 장소가 늘어나는 것은 많은 도시민과 도시 계획 당국자가 베트로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5~10년 사이 도시지역에 나무와 공원, 그리고 만남의 장소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런 녹지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연구 성과 덕분이다. 초목이 울창한 공간이 오염물질을 거르고 먼지와 매연 미립자를 잡아 둔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 가로수는 대기 중 배출되는 차량의 배기가스 입자를 줄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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