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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레이도

글 : 미미 스와츠 사진 : 페니 델로스 산토스

텍사스 주 남부의 국경도시에서 흥겨운 축제가 한창이다. 하지만 멕시코와 미국 간의 자유왕래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이곳의 삶도 바뀌고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미국 텍사스 주와 멕시코 사이의 국경지대는 외부인에게 늘 수수께끼 같은 곳이었다. 러레이도 시의 마사 워싱턴 협회가 주최하는 마사 워싱턴 패전트를 한번 생각해 보라. 한 달 동안 벌어지는 조지 워싱턴 탄생일 기념 축제의 일부인 이 패전트는 1898년에 시작되었다. 하지만 멕시코 접경지대에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조지 워싱턴과 그의 아내 마사 워싱턴을 기리는 행사를 벌인다는 것은 어쩐지 우스꽝스럽다. 우선 조지 워싱턴 대통령과 흙먼지 날리는 이곳 남부 텍사스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매년 워싱턴 부인을 기념하는 패전트에서 이 지역의 데뷔탕트(사교계에 첫선을 보이는 여자)가 소개되는 러레이도 시민회관의 모습은 워싱턴 부인의 고향인 버지니아 주 마운트버넌의 차분한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그러나 국경지대의 좋은 점은 주저 없이 낯선 세계로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멕시코 접경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두 세계에 대한 가치 판단을 유보하고 두 세계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사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던 2월의 어느 금요일 밤, 러레이도 시민회관의 무대는 조지 워싱턴 가의 응접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패전트의 사회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마사 워싱턴의 검소함을 찬양하는 가운데, 17명의 아리따운 러레이도 아가씨들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무대를 가로지르며 사교계에 첫선을 보인다.
국경지대인 이곳에서 미국의 초대 영부인은 영어와 스페인어로 칭송을 받는다. “자신보다 국가와 남편인 조지 워싱턴 장군을 우선시했던(put her country and the General above herself)” 마사 여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영부인(la primera dama de nuestra nacion)”이었다. 또한 이곳이 국경지대인 이유로 축제가 약간 요란한 면이 있다. 멕시코 부자와 텍사스 부자의 기질을 합치면 씀씀이가 한도 없이 커질 것은 뻔하다. 뉴욕 사교계에서 첫선을 보이는 아가씨라면 심플한 흰색 드레스에 장갑을 끼고 왼쪽 다리를 뒤로 빼면서 무릎을 굽혀 인사하지만, 러레이도의 아가씨들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숙여 인사한다. 러레이도의 선남선녀 한 쌍을 뽑아 조지 워싱턴과 마사 워싱턴 역을 맡기고 나머지 데뷔탕트들과 에스코트(데뷔탕트들과 동행하는 남자 파트너)들이 나머지 역할을 모두 맡게 되면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 밤 대통령 부부의 모습이 재현된다. 바이올린이나 미 육군 군악대의 연주를 배경으로 젊은 아가씨 한 명 한 명이 소개될 때마다, 그녀의 어머니나 할머니 또는 대고모가 ‘마사’로 데뷔했는지, 아버지나 할아버지 혹은 종조부가 조지 워싱턴 역을 맡았는지, 또는 그녀나 역시 명문가 출신인 그녀의 에스코트가 어렸을 때 ‘포옹’ 행사에 뽑혔는지에 대한 해설이 뒤따른다. 포옹 행사란 매년 러레이도의 소년, 소녀 한 쌍이 멕시코의 누에보라레도 지역의 소년, 소녀와 ‘인터내셔널브릿지’에서 수많은 관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서로를 포옹하는 행사를 가리킨다. 이 행사는 이 두 지역의 친선관계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두 지역은 비록 서로 떨어져 있고 국가도 다르지만, 서로 다른 두 문화가 충돌하기보다는 서로 융합해서 하나의 문화를 이루는 모습을 100년 이상 보여 주었다. 이른바 두 개의 러레이도가 ‘하나의 심장으로’ 고동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러레이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1700년대 스페인인들이 정착한 이후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삶의 방식이 멕시코의 마약범죄와 미국 정부에서 제기한 불법이민 논란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축제 의상은 화려했고 국경을 초월한 뜨거운 포옹이 오고 갔지만 러레이도의 명문가들이 과거의 전통을 계속 유지해 나아갈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이건 결코 웃어 넘길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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