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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눈청개구리

글 : 제니퍼 S. 홀랜드 사진 : 크리스천 지글러

붉은눈청개구리가 사는 우림은 늘 포식자의 위험으로 가득한 곳이다. 그러나 이들은 높은 나무 위에 안전한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포식자의 위협에 따라 부화시기를 조절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붉은 눈에 커다란 오렌지색 발을 가진 이 열대 지역 개구리들은 마치 봉지에서 쏟아져 나온 사탕 같아서 손바닥 위에 한 줌 덜어 내고 싶다. 하지만 그냥 보내 주자. 이들의 삶은 매우 특별한 여정이니까.
중앙아메리카 열대우림의 우기는 생명의 소리로 고동친다. 개굴, 개굴, 개굴. 붉은눈청개구리들이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연못가에 울려 퍼진다. 녀석들은 짝짓기를 하기 위해 나무 위의 보금자리에서 내려왔다. 수컷들은 영역 싸움을 한 뒤 서로 수정하기 위해 앞다투어 암컷 위에 올라탄다. 암컷들은 한 마리, 혹은 두 마리의 ‘구애자’를 등에 태운 채 젤리에 싸인 알을 낳을 적당한 장소를 찾아 밤새 덤불 속을 돌아다닌다. 다음 날 아침 주머니당 최대 100마리 정도의 ‘예비 개구리’가 들어 있는 수백 개의 알주머니들이 포식자들을 끌어들인다.
붉은눈청개구리가 우기 내내 산란하는 알들은 포식자에겐 손쉬운 먹잇감이다. 살짝만 건드려도 반짝이며 흔들리는 ‘젤리 덩어리’ 속의 개구리 알들은 이파리에 무방비 상태로 엿새 동안 달라붙어 있다. 뱀은 알들을 덩어리째 집어 삼키고 말벌은 알덩어리를 잡아 뜯어 꿈틀대는 배아 하나씩 채 간다. 이렇게 두 종류의 포식자들이 반 이상의 알을 훔쳐가 버린다. 아갈리크니스 살타토르 등 다른 근연종들은 번식 횟수는 적지만 한 번에 많은 알을 낳기 때문에 뱀이나 말벌에게 잡아먹혀도 개체 수에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에는 교묘한 책략이 있다. 붉은눈청개구리는 진화 과정에서 ‘안전망’을 고안해 낸 것이다. 붉은눈청개구리 알들은 포식자의 공격을 받으면 수초 만에 초고속으로 부화해, 빠르면 예정보다 이틀가량 일찍 미숙한 상태로 아래쪽 물웅덩이에 떨어진다. 무엇보다도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는 것은 알 속의 배아가 젤리막의 흔들림을 통해 포식자의 공격을 바람이나 비와 구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아는 진동 주기와 지속 시간을 통해 위협의 정체를 판단한다. 심지어 공격자를 구분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보스턴대학교의 생물학자 캐런 워켄틴은 붉은눈청개구리의 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다양한 힘을 가해 보았다. “우리는 마치 배아와 대화를 나누듯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건 무섭니? 이 힘과 저 힘을 구별할 수 있겠니?’라고 말이죠.” 놀랍게도 녀석들은 서로 다른 힘을 구별할 수 있었다. 뱀이 끈적한 막에 싸인 알덩어리를 물면 모든 배아들이 깨어 나오려고 꿈틀댄다. 말벌이 배아 하나를 집중 공격하면 그 주변의 알들이 부화하고 비바람에는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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