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드 국립공원
글 : 조 닉 퍼타스키 사진 : 잭 다이킹거
미국 텍사스 주와 멕시코에 걸쳐 있는 빅벤드 지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인적이 드문 지역이다. 거친 환경 때문에 물거나 찌르거나 쏘지 않으면 그건 아마 돌일 것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땅끝에서 떨어져 토끼 굴에 빠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 들면, 당신은 치와와 사막 한복판에 도착한 것이다. 도무지 현실 세계가 아닌 것 같다. 나방이 벌새만 하고, 그 유명한 ‘뮬이어스(노새 귀) 봉’(검은 화성암 쌍둥이 봉우리)도 10km 앞에 있는지 50km 앞에 있는지 분간이 안 된다. 맑은 날은 가시거리가 160km 이상이며, 이정표로 삼을 만한 도로나 건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거리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아메리카흑곰은 자신의 존재가 이런 고지대 사막 계곡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카와 부채선인장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뭐 그렇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지켜볼 사람도 없다.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곳이 이곳이다. ‘하늘섬’으로 알려진 이 지역의 대표적인 두 산맥인 치소스 산맥이나 시에라델카르멘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있노라면 산이 평원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물론 데킬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멀쩡한 정신에 말이다.
사실 당신은 술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비 온 뒤에 크레오소테 덤불 향을 들이마시면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마치 강력한 최음제와 같다. 나처럼 사막의 고지대와 저지대를 두루 거쳐 130km를 걸어다녀 보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이 땅의 진정한 면모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시야를 가리는 나무나 관목이 없기 때문에 광활한 경치가 거침없이 펼쳐진다. 수 킬로미터나 뻗어 있는 고운 모래, 자갈, 암석 파편, 기공이 많은 벤토나이트 점토, 화산폭발이 뿜어낸 화산암이 5억 년에 걸친 지질변화와 침식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광대하게 펼쳐진 치와와 사막은 오랫동안 ‘엘데스포블라도’, 즉 ‘인적 없는 땅’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지역은 이제 미국 텍사스 주와 멕시코 내의 국경지역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엘카르멘 빅벤드 국경 거대생태통로가 그것으로, 환경보호론자들이나 좋아할 이름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사막지대 중 하나이며 치와와 사막의 보호구역 중에서도 가장 넓은 지역으로 그 규모가 수백만 헥타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