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타운
글 : 캐런 E. 랭 사진 : 로버트 클라크
제임스타운에서는 많은 유물이 발굴되었다. 1607년 위험을 무릅쓰고 신대륙에 도착한 이주민의 삶이 이곳 유물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영국 이주민들은 자기들이 살아남을 확률이 희박한 걸 당연히 알았을 것이다. 1600년대 초반 그들이 배를 타고 버지니아로 떠나기 전에 앞서 도착한 유럽 사람들이 노바스코샤와 플로리다 사이의 해안지대에 식민지를 세우려고 했지만 다들 참혹하게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던버지니아회사의 투자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주에 나서겠다는 수천 명의 지원자를 찾아냈다. 이주민은 안락하고 부유한 식민지에서 오래오래 잘사는 것을 꿈꾸며 짐을 꾸렸다. 남자들은 칼라 주름장식을 펴는 다리미와 백랍으로 만든 포도주병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페티코트와 침대 시트로 여행가방을 가득 채웠다. 도자기 컵 세트나 장난감 미니 풍차를 챙긴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탄 배는 괭이와 도끼, 머스킷 총, 갑옷을 담은 상자로 가득했다. 또한 약초를 보관하는 단지와 유리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도가니, 귀하디 귀한 금을 정제하는 증류기 등 돈벌이에 사용할 장비도 배에 실렸다.하지만 오래지 않아 정착민의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업안은 잇따라 실패로 돌아갔고 부자를 꿈꾼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기도 힘들었다. 영국인 이주민 대다수가 뭍에 오른 지 몇 달 만에 사망했다. 1607년에서 1624년 사이에 제임스타운으로 이주한 사람들 중 4분의 3이 질병과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거나 인디언과 싸우다 죽었다.
최근까지도 영국인 정착민들의 이야기는 글을 알던 일부 주민의 기록을 통해서만 전해져 왔다. 그런데 윌리엄 켈소가 이끄는 ‘제임스타운 사적’ 단체의 고고학자들이 지난 1994년부터 진행한 발굴작업으로 더욱 상세한 이야기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상류층과 평민들이 남긴 100만여 점의 유물은 식민지를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주민의 삶과 죽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들의 정착촌은 북아메리카에서 최초로 뿌리를 내린 영국 식민지이자 미국 건국의 요람이 되었다.
“마치 잃어버린 옛날 편지를 찾는 기분입니다.” 유물을 관리하는 큐레이터 블라이 스트로브가 하는 말이다. 영국인 이주민이 대서양 너머로 가져간 물건들은 결국 시신들과 더불어 낯선 버지니아 땅에 묻혔다. 그들이 얼마나 부푼 꿈을 안고 위험천만한 여행에 나섰는지 보여주는 증거들도 함께 묻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