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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섬사람들

글 : 로프 스미스 사진 : 스티븐 앨버레즈

고대의 항해자들은 어떻게 태평양의 외딴 섬들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모험의 묘미는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데에 있다. 그러니 1778년 어느 날 제임스 쿡 선장이 하와이를 ‘발견’했을 때 별다른 것이 없어 얼마나 실망했을지 짐작이 간다. 이 영국인 항해사는 제3차 태평양 원정에서 수목이 울창한 뉴질랜드부터 외딴 이스터섬까지 광활한 바다를 가로지르며 수십 개의 섬을 탐험했다. 그는 이 원정을 통해 소시에테 제도부터 타히티 섬의 나이 지긋한 폴리네시아인들도 모르는 후미진 군도까지 북쪽으로 수 천 킬로미터를 항해했다. 그런데 하와이 원주민들이 카누를 타고 오더니, 그가 방문했던 작은 섬들에서 들었던 익숙한 언어로 인사를 건넨 것이다. 쿡이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보라. 하나의 언어와 문화가 태평양 도처에서 공유되고 있다는 데 놀란 그는 나중에 항해 일지에 이렇게 기록했다. “대양 저 멀리까지 퍼져 있는 이 광활한 ‘나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많은 의문이 수백 년 동안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놀라운 뱃사람들은누굴까? 3000여 년 전 이들은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신석기인들이 항해 장비 하나 없이 달랑 카누에몸을 싣고 지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넓은 바다에 산재해 있는 외딴 섬을 수백 군데 발견하고, 나아가 그곳으로 이주까지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태평양 도서국가인 바누아투의 에파테 섬에서 놀라운 유물이 발견되면서 오늘날 폴리네시아인의 먼조상인 고대 뱃사람들이 미지의 바다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발견된 유물을 통해 그동안 그늘에 가려 있던 이 고대 뱃사람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도 이 인류학 적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또 다른 실마리들이 발견되고있다. 태평양 일대에서 자라는, 성장이 느린 산호들과 남아메리카 고산지대의 호수 퇴적물에서 얻은 기후 정보를 통해 어떻게 이 고대 뱃사람들이 이주했으며 1000년도 더 지난 후에 제2의 항해 물결이 태평양전역으로 뻗어나갔는지 알게 될 수도 있다.

 

바누아투의 옛 식민지 시절부터 수도였던 포트빌라에서 동쪽으로 30분쯤 차를 타고 가면 에파테 섬이 나온다. 햇살이 내리쬐는 언덕에서 매튜 스프리그스가 양동이를 엎어놓고 앉아 불과 몇 분 전에 출토된 화려한 도자기에서 조심스럽게 흙먼지를 떨어내고 있다. “이런 건 난생 처음 봅니다.” 도자기의 복잡한 무늬에 감탄한 그가말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이건 아주 독특해요.”

 

독특하다는 표현은 이곳에서 출토된 대부분의 유물에 해당한다. “이곳은 최초로 태평양을 탐험했던 사람들의 무덤이 있는 유적지에요.” 호주국립대학교의 고고학과 교수이자 이 유적지의 발굴을 공동으로 책임지고 있는 국제 발굴팀의 스프리그스가 말한다.

 

이 유적지가 빛을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어느 굴착기 기사가 버려진 코코넛 농장의 상층토를 파다가 우연히 3000년가량 된 매장지에서 총 12개 무덤 중 하나를 발견했다. 그 무덤은 태평양 섬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무덤에는 고고학자들이 라피타인이라고 부르는 고대인들의 유골이 매장되어 있었다. 라피타라는 명칭은 1950년대 그들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었던 도자기 저장소가 발견된 누벨칼레도니 해변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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