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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보물

글 : 로저 애트우드 사진 : 리처드 반스

구소련 침략군과 탈레반의 눈을 피해 숨겨두었던, 한때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귀한 고대 유물들이 역사의 위대한 교차로 중 하나였던 아프가니스탄에서 꽃핀 풍요로운 문화를 잘 보여준다. 본 기사에 실린 모든 유물은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국립박물관 소장품들이다.

기사 본문에서 발췌한 내용을 일부 공개합니다.

오마라 한 마수디는 비밀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마수디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국립박물관 관장이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자국의 예술품들이 나치의 손에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예술품들을 숨겼던 프랑스인들처럼, 마수디와 ‘타힐위다르’라는 믿음직한 열쇠지기들도 조국 아프가니스탄이 지옥 같은 전쟁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고는 고대 보물들을 꽁꽁 싸서 몰래 숨겨두었다.

 

1979년 구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 나라의 비극은 그로부터 10년 후쯤 카불의 대부분 지역을 폐허로 만든 격렬한 내전이 발발하며 계속 이어졌다. 아프가니스탄 군벌들이 수도인 카불 장악을 위해 싸우는 동안, 병사들은 국립박물관을 약탈해 귀한 유물들을 암시장에 내다팔고, 박물관 문서를 태워 모닥불을 지폈다. 1994년에는 박물관 건물이 폭격을 맞아 지붕과 꼭대기 층이 함몰되었다. 최후의 공격은 2001년에 있었다. 탈레반 강경파들이 박물관에 난입해 우상숭배 타파를 외치며 고미술품들을 사정없이 때려 부순 것이다. 이들이 휘두른 망치에 2000점이 넘는 유물이 산산조각났다.

 

이 같은 암흑의 세월 동안 마수디와 몇몇 박물관 직원들은 1988년 대통령 궁 지하금고에 숨겨두었던 비장의 박물관 유물에 대해 계속 함구했다. 유물 중에는 왕실 최고의 보물인 그 유명한 ‘박트리아 황금’도 있었다. 전 세계 학자들은 이 황금이 암시장에 조각조각 팔려나갔거나 우상 파괴를 부르짖던 탈레반의 최후 공격에 희생되었을 거라 생각하고 이것들을 다신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탈레반 정권을 타도한 지 2년이 지난 2003년 10월까지 열쇠지기 대부분이 행방불명되거나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갔다. 마수디는 그 유물들이 전쟁을 무사히 넘겼는지 확인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자물쇠공들을 동원해 비밀 금고를 열어본 결과 박트리아 황금은 박물관 직원들이 싸놓은 그대로 하나도 빠짐 없이 얇은 종이 속에 남아 있었다. 5개월 후, 같은 지하금고에 숨겨져 있던 상자들을 열어본 학자들은 다시 한 번 턱이 빠질 정도로 놀랐다. 1930년대에 베그람이라는 유적지에서 발굴되었다가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2000년 전의 귀한 상아 조각품과 유리 공예품들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것들 역시 마수디의 직원들이 숨겨둔 것으로, 보존상태가 말도 못하게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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